코로나19로 부진을 겪었던 철강업계가 3분기 반등한 후 연말 본격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맏형’ 포스코가 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을 신호탄으로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사들이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6조5779억원, 영업이익 2619억원, 순이익 1808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3일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60.5%, 순이익은 63.8% 각각 감소했지만 지난 2분기 창사 이래 1085억원의 첫 분기 적자를 낸 지 3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현금 확보 중심의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한 게 빠른 실적 개선의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포스코는 올해 경기 침체 시 자금 조달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을 예측하고 3조3000억원을 선제적으로 조달했다. 지난 2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자 매출채권, 재고자산 등 운전자본을 줄여 현금 유출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2분기 적자가 발생했음에도 보유 현금은 오히려 증가했고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전 세계적인 철강 수요 회복세가 실적 반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각국이 코로나19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면서 자동차, 조선 등 전방 산업의 수요가 살아나자 하반기 철강 수요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세계철강협회는 최근 올해 철강 수요를 17억2500만t으로 수정했다. 지난 6월 16억5400만t으로 전망했으나 상향 조정한 것이다.
27일 실적 발표 예정인 현대제철도 3분기 영업이익이 300억원으로 지난 분기(140억원)보다 흑자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동국제강은 지난 분기와 비슷한 수준인 6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실적도 청신호다. 포스코는 “향후 코로나19가 재확산하더라도 세계 경제는 대규모 전면봉쇄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4분기는 철강재 가격 인상분이 가장 많이 반영되는 시기인 만큼 가격 인상과 수요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