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서 올해 한국 경제의 연간 성장치가 주목되고 있다. 국내외 기관 대부분은 -1%대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역성장 폭을 그나마 ‘1%대’로 줄이려면 3, 4분기 모두 플러스 성장을 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추이와 정부의 재정 집행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주요 기관들의 예측을 보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1%대를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1.3%를 전망하고 있으며 국제 기관인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는 각각 -1.9%, -1.0%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3%의 역성장을 내다보긴 하지만 수출이 하반기 들어 회복세를 보이는 점 등이 경제의 급격한 추락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좀 더 우세하다. 지난 1분기(-1.3%)와 2분기(-3.2%) 성장률을 고려하면 3, 4분기에는 플러스 성장을 해야 연간 역성장 폭을 1%대로 줄일 수 있다.
한은이 27일 발표하는 3분기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1% 중후반대의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 2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대한 기저효과에다 8월 코로나19 재확산 전까지 경제가 회복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수출 감소 폭도 좁혀지고 있다. 월별 수출액은 지난 4월(-25.6%) 저점을 찍은 후 9월(7.6%) 반등에 성공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2분기를 경기 저점으로 보고 3분기는 전분기 대비 2% 성장까지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3분기 플러스 성장 전환’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4분기다. 4분기에 3분기 흐름을 이어가려면 코로나19 향방이 중요하다. 8월 중순 이후 발생한 코로나19 재확산은 4분기 소비 및 투자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겨울철 재확산은 언제든 가능하다. 또 다른 변수는 재정이다. 실탄이 떨어지는 4분기가 성장률 취약 시기가 될 수 있다. 올해 유례없는 4차례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돼 연말 재정 여력이 예년보다 있지만 실제 재정 집행률이 중요하다. 긴급재난지원금 추경의 경우 소득 보완 효과는 있지만 성장률 방어 효과는 크지 않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5일 “기온이 내려가는 11~12월 코로나19가 재확산될지 여부에 올 한해 경제 성적이 달려 있다”며 “경기에 대한 악영향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정부가 재정 집행률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종=전슬기 신재희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