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 땐 불확실성 줄어 한국 무역 여건 개선될 듯

입력 2020-10-26 04:04

차기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미·중 통상 갈등이 악화되는 동시에 장기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주변국들은 이들 G2로부터 양자택일의 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 미국의 보호무역기조가 이어지며 조 바이든 후보 당선 시 다자간 체제 복원으로 글로벌 무역 심리는 개선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 대선은 다음 달 3일(현지시간) 치러진다.

한국은행은 25일 발간한 ‘미 대선이 주요 글로벌 이슈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미·중 갈등은 글로벌 패권경쟁의 본질상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전면화·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현재 미국인들의 반중 정서는 심각하다.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 코로나19 발원설 등이 반중 감성을 들쑤시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중국에 대한 미국인의 부정적 응답비율은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올 초 62%에서 지난 6~7월 68%로 상승했다. 공화당 지지자는 같은 기간 72%에서 83%로 껑충 뛰었다. 한은은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반중에 대해 초당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중국에 대한 견제는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에 따르면 미 대선 결과에 따라 글로벌 통상 질서도 재편될 전망이다.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무역 불확실성이 옅어지고, 한국의 무역 여건도 다소 나아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두 후보 모두 중국에 대한 통상압박을 지속할 것이나, 바이든의 경우 다른 동맹국과의 협력을 중요시하는 만큼 무역정책 관련 불확실성은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HSBC는 “바이든 후보의 증세 정책은 경기 회복에 부정적이지만, 코로나19 피해 복구와 대규모 재정지출 계획 등으로 부정적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바이든 당선 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데, 이는 달러·엔화의 가치 상승 억제와 주가 상승 등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거 결과에 따라 한국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전망이다. 한은 미국유럽경제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현재 거론되는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24% 관세 부과안 등을 비롯해 보호무역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든 후보 당선 시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줄면서 우리나라 무역 여건도 다소 나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