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종교 위험성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

입력 2020-10-26 03:02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이 24일 열린 ‘온라인 이단 바로알기 토크 콘서트’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탁지일 현대종교 이사장, 김혜진 변호사, 김정수 현대종교 부장, 탁 소장. 유튜브 영상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이단·사이비 종교의 실체가 수면으로 드러났다. 이단 종교의 위험성을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자칫 이단에 대한 비판이 교회 내부 세력 다툼으로 비칠 수도 있는 만큼 한국교회의 신뢰 회복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단·사이비종교 연구소 현대종교(소장 탁지원)는 24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이단 바로 알기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행사는 현대종교가 발간 중인 월간 현대종교의 500호 발간을 기념하고, 코로나19로 그 실체가 드러난 이단·사이비 종교에 관한 공신력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탁지일 현대종교 이사장은 ‘한국 이단의 흐름’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코로나19 이후 이단 문제는 변곡점을 맞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이단 종교의 부정적인 측면이 드러나며 이단을 대처할 호기를 얻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교회가 잘 대처해 얻은 결과가 아닌 만큼 숨 고르기를 하며 세대교체 등 다음 단계 작업을 준비하고 있을 이단들을 예의주시하며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탁 이사장은 또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타 종교 비판의 자유가 제한돼 이단 연구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정통과 이단을 얘기해도 사회는 교회 내부의 교권 다툼이나 밥그릇 싸움으로 오해한다”면서 “사회가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는 이단 연구를 진행해 이단의 위험성을 설득력 있게 알리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설명했다.

탁 이사장은 또 한국교회가 먼저 이단에 빠진 이들을 정죄하기에 앞서 치유·회복될 수 있도록 돕고, 생명존중과 이웃사랑이라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래야만 교회의 이단 연구가 사회의 공감과 공신력을 얻어 이단의 위험성이 설득력 있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종교 탁지원 소장은 ‘유튜브와 이단’을 주제로 강의했다. 탁 소장은 온라인용 교리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각종 언어로 번역해 전 세계인을 상대로 포교하는 이단들의 행태를 소개했다. 특히 다음세대에 특화된 콘텐츠나 이단 교리 강의 영상 제작에 그치지 않고, 단편영화 제작까지 나서는 등 날로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는 이단들의 유튜브 포교 전략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탁 소장은 “온라인은 시공간 제약이 없고, 접근성이 클 뿐만 아니라 얼마든지 조작을 통한 가짜 뉴스 전파가 가능한 만큼 반드시 (콘텐츠 생산 주체에 대한) 검증과 확인을 먼저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우진의 김혜진 대표변호사는 ‘이단소송 이야기’를 전했다. 김 변호사는 이단들이 가장 많이 제기하는 명예훼손과 모욕죄 소송에 맞서 어떻게 하면 합법적인 틀 안에서 타 종교 비판의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을지를 안내했다.

강연에 이어 질의응답도 1시간30분 가까이 진행됐다. 온라인상 모인 100여명은 이단에 빠진 가족, 친구 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에서부터 일부 종교단체·인물들의 이단성 문제, 이단 대처 시 유의할 점 등 일상에서 충분히 마주할 법한 이단 관련 질문을 쏟아냈다. 세 명의 강연자는 이단 단체들의 정보에서부터 근황, 대처법 등을 상세히 설명하며 이해를 도왔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