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난산으로 3살의 어린 나를 두고 세상을 떠난 뒤 아버지마저 12살 때 지병으로 돌아가셨다. 언니와 어렵게 살다가 무작정 장사하는 오빠를 찾아 서울로 갔다. 그러다 얼마 후 일찍 홀로 된 언니가 올라오며 지옥 같은 삶이 시작됐다. 언니는 상상을 초월하는 히스테리로 우리를 괴롭혔다. 오빠에게 ‘이 놈아! 겨우 요거 벌어왔냐? 무능한 놈!’ 했고 내게는 더 심한 말도 서슴없이 했다. 견디다 못한 오빠는 가출했고, 나는 ‘어떻게 하면 언니를 벗어날 수 있을까?’ 했다. 그러다 건축을 하는 돈 많은 사람을 만나 6개월 정도 교제 후 결혼하고 드디어 지옥 같은 삶에서 벗어났다. 대지 70평에 새로 지은 멋진 집에서의 신혼살림은 꿈만 같았다. 언니의 구속에서 벗어나고 남편은 나를 공주 모시듯 하니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 아침마다 ‘오늘은 어떤 인테리어로 집안을 예쁘게 꾸밀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했다. 그러나 첫 딸을 낳은 후 갑자기 남편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빚쟁이에게 시달리는 고통을 맞았다.
그때 옆집 아줌마 권유로 교회부흥회에 갔다. 예배당 맨 뒷자리에서 눈물 콧물 쏟으며 하나님께 매달렸다. 아이 셋을 의자에 재운 뒤 밤이 새도록 돌아온 탕자처럼 끝없이 회개의 눈물을 쏟았다. 그러자 놀랍게도 하나님께서 방언, 예언, 환상, 꿈의 은사까지 막 부어주셨다. 그런데 어느날 밤부터 가위에 눌리고 상상할 수 없는 공포가 엄습해 왔다. 목이 쉬도록 예수보혈을 외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말씀 한 구절 암송하지 못한 채 오직 은사를 받는 것이 자랑스럽고 죽도록 봉사하는 것이 믿음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내 신앙의 실체가 바로 보였다.
그러다 둘째 사위를 따라 춘천 한마음교회에 처음 갔다. 뜨겁게 찬양하고 예배 후 기도 중에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말씀과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는 말씀이 가슴에 들어왔다. 전도사님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해 우리의 주인이 되어 주셨다’며 복음을 전해 주셨다. 30년 교회 생활에 처음 듣는 말씀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엎드렸다. 말씀을 읽고 또 읽고,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가운데 사도행전의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신 것으로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를 주셨다’는 말씀이 강하게 마음에 꽂혔다. 하나님께서 주신 증거! 모든 사람이 믿을 만한 증거! 부활하신 예수님 앞에 나는 그대로 고꾸라졌다. ‘죄에 대하여라 함은 저희가 나를 믿지 아니함이요’ 이 말씀으로 내가 주인 된 삶을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나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부활을 통해 견고한 진이 깨지고 자유함을 주신 예수님의 사랑이 부어지니 성경 속 사도들처럼 즉시 나가서 복음을 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외출할 때마다 손녀딸이 전도지를 나눠주고 남편과 함께 복음을 전한다. ‘네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는 말씀을 받으며 공동체 지체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며 함께 교제하고 함께 전도한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렸던 체험과 은사를 중시하며 구원의 확신 없이 흔들리는 신앙생활을 했던 내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이 땅에서 천국의 삶을 살고 있다. 나를 살려주시고 영원한 상을 쌓을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여생을 주와 복음을 위해 달려갈 것이다.
지춘자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