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장입니다.”
지난 20일 대전 KT인재개발원에 위치한 인구주택총조사 콜센터. 헤드셋을 쓴 강신욱 통계청장이 전화 통화를 시도했다. 이날 강 청장이 전화기 앞에 앉은 것은 5년 만에 실시하는 인구주택총조사 때문이다. 인구주택총조사는 가장 큰 사회통계로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내외국인의 연령, 직업, 거주지 등을 파악하는 조사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엔 회원국의 95%가 인구주택총조사를 실시해 국가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과거 인구주택총조사는 전 국민 100%를 조사했다. 그러나 2015년부터 국민의 20%만 표본조사를 하고, 나머지는 행정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5년 만에 돌아온 이번 인구주택총조사도 20% 표본 국민을 뽑아 조사안내문을 우편 발송한 상태다.
문제는 갑자기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다. 감염병이 확산하면서 이전과 같은 방문 조사가 어려워졌다. 이에 통계청은 이번 조사를 최대한 비대면 조사로 유도할 계획이다. 표본이 된 가구는 인터넷·모바일·전화 조사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통계청은 10월 15~31일 비대면 조사를 한 후 그래도 조사가 되지 않은 대상자에 대해서만 다음 달 방문 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방문 조사 기간에도 비대면 인터넷·전화 조사가 가능하고, 대상자가 원하면 종이 조사표로도 응답이 가능하다.
이날 KT인재개발원에는 300여명의 조사원이 전화 조사를 신청한 사람들과 통화를 하고 있었다. 50대 조사원 김모씨는 “대상자 중 젊은 분들은 인터넷과 모바일로 응답을 많이 하시고, 주로 나이가 드신 분들이 전화 조사를 신청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조사원은 하루 최대 80통의 전화 조사를 시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쉽지 않은 조사도 있다. 인구주택총조사는 학력, 혼인 여부, 주거 형태 등 다소 민감한 사항을 물어보기 때문이다. 조사원 김씨는 “아무래도 개인 정보라 민감한 분들이 많다”며 “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되고 국가 정책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고 설명드린다. 그러면 잘 협조해 주신다”고 밝혔다.
통계청 관계자도 이 부분을 강조한다. 그는 “표본 대상자 분들은 사생활이라고 생각해 설문이 불편하실 수 있는데, 응답한 정보는 통계법에 따라 통계 작성 목적 외에는 절대로 사용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구주택총조사는 200종이 넘는 통계의 모집단으로 활용되고 다양한 2차 가공 통계로 각종 연구에도 쓰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동참이 각종 통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다고 필요성을 역설했다.
콜센터를 직접 방문해 조사원을 격려한 강 청장은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인터넷 조사 참여율이 48.6%에 이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들은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조사방식에 익숙한 편”이라며 “올해도 국민 여러분께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비대면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신다면 이번 조사도 세계적 모범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