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의 비애… 자가 거주보다 결혼 가능성 3분의 1로 뚝

입력 2020-10-22 04:07

월세로 거주하는 경우 결혼 가능성과 출산 가능성이 자가 거주 대비 절반 아래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1일 ‘주거유형이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한국노동패널의 최신 자료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자가 거주보다 전세 및 월세 거주 시 결혼 가능성이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 거주에 비해 전세 거주 시 결혼 확률은 23.4%, 월세 거주 시 결혼 확률은 65.1% 감소했다.

거주 형태는 출산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한 무자녀 가구의 첫째 출산 가능성은 전세 거주 시 자가 거주에 비해 28.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에 사는 가구의 경우 자가 거주에 비해 첫째 자녀 출산 가능성이 55.7%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둘째 자녀의 출산에는 거주 형태가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자녀 출산 가능성은 가구의 근로소득 증가와 함께 높아졌다.

한경연은 올해 연간 기준 처음으로 인구 자연감소가 예상되는 등 인구 절벽이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주거환경 불안요인에 대해 재고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7월 출생아 수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1년 이후 가장 적은 2만3067명인 반면 같은 달 사망자 수는 198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2만3963명으로 조사됐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월세가 대세라는 말도 있지만 갑작스러운 월세로의 전환은 무주택자의 주거 부담을 증대시키고 향후 생산인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거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주택공급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