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회 동안 창세기를 통해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과 지극한 사랑으로 구원의 역사를 펼쳐 가시는 하나님을 만나 구속 역사에 쓰임을 받았던 믿음의 족장들을 살펴봤습니다. 창세기는 고대의 인류 역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우리의 삶에 개입하셔서 한 사람뿐 아니라 온 세계 열방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보여줍니다. 창세기 연재를 마감하면서 창세기에서 만나는 하나님을 정리하려 합니다.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
창세기에서 발견하는 하나님의 첫 모습은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입니다. 세상 만물의 기원에 대해 다양한 학설이 있지만 성경은 명확하게 선포합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신앙이 없는 사람에게 이 말은 공허한 선언처럼 들리지만, 믿음의 귀를 가진 사람에게 이 말씀은 무릎을 꿇게 만드는 위대한 선포입니다.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에게 창조 이야기는 기독교 경전에 기록된 설화처럼 들리지만,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에게는 인생의 목적을 보여주는 선언입니다. 하나님은 만물과 인간을 만드셨고 그것을 통해 영광 받으시기 원하는 하나님입니다.
인류를 구원하신 하나님
하나님이 창조하신 만물 가운데 가장 핵심은 인간입니다. 하나님이 자신의 형상과 모양을 따라 만든 존재가 인간입니다. 사랑하고 생각하고 계획하는 하나님의 고결한 속성을 부여받은 유일한 존재가 인간입니다. 인간에게 만물을 다스릴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데서 하나님이 인간을 얼마나 소중하게 창조했는지 보입니다. 이런 인간을 지으시고 하나님은 심히 기뻐하셨습니다. 하나님의 기쁨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존재 목적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인간은 창조 목적대로 살아갈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하나님의 영광과 기쁨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우리에게도 가장 행복하고 보람된 삶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하나님의 원대한 계획을 불순종이라는 칼날로 무너뜨렸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향한 구원 계획을 세우시고 장차 나타나실 메시아를 약속하셨습니다.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오직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로 시작됐고 전적인 은혜로 성취됐습니다.
약속하고 이루시는 하나님
창세기는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약속과 그 약속을 지켜가는 하나님의 활동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아담의 후손을 통해 메시아를 약속한 하나님은 끔찍한 홍수로부터 노아와 그의 가족을 보호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아담 한 사람을 부르시고 자손과 땅과 메시아를 약속하십니다. 전혀 불가능했던 약속들이 역사를 거쳐 현실이 되게 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을 통해 하늘의 별과 같은 수많은 믿음의 백성이 일어났고 이들은 화살 하나 쏘지 않았지만 약속했던 가나안 땅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역사가 어둠에 싸였을 때 약속대로 하나님의 아들을 메시아로 보내셔서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하나님의 계획이 성취되는 과정에서 인간은 끊임없이 배반하고 연약해지고 무너지곤 했습니다. 그러나 신실한 하나님은 노아뿐 아니라 아브라함 그리고 그의 자손에게 긍휼로 찾아오셨습니다. 마침내 하나님이 계획하신 대로 사람을 통해 구원의 역사를 이루셨습니다. 오늘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하나님은 새로운 약속을 하십니다. 역사의 마지막 날에 다시 오시겠다는 예수님의 약속은 언젠가 눈앞에 현실로 펼쳐질 것입니다. 그날을 고대하며 오늘이 마지막 날처럼 살아가는 사람이 신앙인입니다.
빚으시고 세우시는 하나님
창세기에 나타난 믿음의 조상들을 보면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 그리고 끝없는 인내가 나타납니다. 아브라함은 가나안 땅으로 이주하자마자 흉년을 맞아 바로 애굽 땅으로 내려갑니다. 아내를 누이라 속이는 반복적인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하나님의 약속을 믿지 못하고 하갈을 취해 이스마엘을 낳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런 아브라함을 굳게 잡으시고 하나씩 빚어가셨습니다. 그의 삶의 주관자가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셨습니다. 마침내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바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아브라함은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모리아산 위에서 이삭의 가슴에 비수를 꽂습니다. 하나님이 세계 열방에 믿음의 조상이라 불리는 아브라함을 빚으신 것입니다.
주권적으로 역사하시는 하나님
창세기에 나타난 역사에서 인간이 다양하게 쓰임을 받지만 역사를 주관하시는 분이 하나님이라는 것을 발견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상식과 계획을 따라 움직이는 분이 아니라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을 따라 역사를 움직여 가십니다. 이런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삶의 어떤 상황이 펼쳐져도 흔들림 없이 하나님을 신뢰하며 나아갑니다. 어둠 속에 헤맬 때도 하나님이 나의 오른손을 붙들고 계신다는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창세기에서 만나는 하나님은 오늘날 성경을 통해 똑같이 만나는 하나님입니다. 창조주 하나님은 구원자 하나님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넘어지고 쓰러지지만 하나님은 그 큰 사랑의 팔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분입니다. 있는 그 자리에 머물게 하는 하나님이 아니라 우리를 훈련시켜 마침내 하나님이 원하시는 걸작으로 만들어 가십니다. 이 하나님을 만난 사람은 광야 길을 걸어도 하나님을 향한 찬양이 터져 나오고 사방이 막혀도 하늘을 향한 감사가 흘러넘칩니다. 단 한 번의 인생을 매 순간 하늘의 평강과 기쁨을 노래하면서 하나님이 맡겨주신 사명을 위해 인생을 고결하게 불태우다가 하나님 앞에 서는 아름다운 인생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