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센 멕시코… 벤투호 해외파 기량 시험대

입력 2020-10-21 04:06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다음 달 15일 평가전에서 상대할 멕시코 대표팀을 향해 외신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새 감독의 지도력과 함께 선수들의 고른 활약으로 앞선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멕시코가 현재 구할 수 있는 평가전 상대 중 최상급의 전력을 보유한 만큼 해외 활약 중인 우리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할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

20일 축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멕시코 대표팀은 이미 평가전 장소인 오스트리아 정부에 지난주 선수단 출입 등록을 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출전할 선수들이 정해졌다기보다 이들을 포함한 선수단 풀을 등록해놓은 듯하다”라고 말했다. 멕시코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 강호 네덜란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0대1 승리, 지난해 아프리카네이션스컵 우승팀 알제리와의 경기(13일)에서 2대2 무승부를 거뒀다.

외신들은 멕시코의 경기력에 좋은 평가를 내놓고 있다. ‘타타(tata·아버지라는 뜻의 스페인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헤라르도 마르티노 감독이 팀 전술을 완성단계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르티노 감독은 과거 스페인 라리가 FC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던 인물로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을 상대했던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의 뒤를 이어 지난해 취임했다. 극성스럽기로 악명높은 멕시코 현지 언론도 그를 전폭 지지하고 있다.

마르티노 감독 부임 뒤 국가대항전 전적은 17승 2무 1패에 달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턴 원더러스 소속으로 해외축구팬들에게 익숙한 라울 히메네즈를 비롯해 이르빙 로자노(SSC나폴리), 헤수스 코로나(FC포르투), 디에고 라이네즈(레알 베티스)까지 유럽파 2선 3인방의 활약이 좋다. 현지 팬들에게 ‘테카티토’로도 불리는 코로나는 특히 지난 2차례 평가전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각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따지면 선수단의 수준은 2018년 월드컵 당시보다 소폭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EPL에서 뛰는 히메네즈는 확실한 상승요인”이라면서도 “엑토르 에레라(아틀렌티코 마드리드), 안드레스 과르다도(레알 베티스) 등 당시 주역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소속팀에서의 출장 기회는 예전보다 줄어든 상태”라고 덧붙였다.

‘팔색조’라 불리던 전임 오소리오에 비해 마르티노 감독은 확실한 ‘플랜A’ 전술을 중시하는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그간 써온 4-3-3 전술이 완성됐다는 판단하에 알제리와의 평가전에서는 공격적인 5-3-2와 3-4-3을 넘나드는 전형을 실험했다. 그는 알제리전 뒤 “매우 어려운 상대에 (새) 전형을 잘 사용했다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강호와의 경기 뒤 치르는 한국과의 평가전에선 후보 자원들을 시험 기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 대표팀에게 이번 평가전은 지난해 11월 브라질과 치른 친선 경기 뒤 1년 만에 치르는 유럽 해외파 포함 평가전이다. EPL 득점 선두를 달리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준수한 활약 중인 황희찬(RB 라이프치히)도 있지만 소속팀에서 입지가 흔들리는 황의조(보르도), 다소 불안한 모습의 이강인(발렌시아 CF) 등의 기량도 점검해야 한다. 단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일정으로 K리그 선수 차출이 원만할 수 없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