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젖병을 사용하는 유아는 하루 평균 160만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섭취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아일랜드 더블린 트리니티대학 연구진은 유아가 쓰는 젖병에서 대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만들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네이처 푸드’에 게재했다.
위생을 위해 젖병을 고온 소독하고 우유나 이유식 등을 담는 과정에서 수백만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와 더 작은 나노플라스틱 입자가 만들어져 유아가 고스란히 섭취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매우 미세한 크기의 나노플라스틱은 그 수가 ℓ당 수조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폴리프로필렌을 원료로 만들어진 젖병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플라스틱 용기의 주재료로 쓰이는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진 젖병은 세계 생산량의 82%를 차지한다. 젖병뿐만 아니라 일반 용기나 접시를 만드는 데도 두루 쓰인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젖병을 사용하는 유아 1명이 평균적으로 하루 160만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섭취한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젖병이 가장 많이 쓰이는 영국의 경우 하루 섭취량이 310만개에 달했다.
필립 슈바벨 빈의과대학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문제에 있어 획기적인 이정표”라며 “논문에 제시된 위험에 더해 미세플라스틱이 현실에서 유아에게 미치는 영향을 더 자세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이미 알려진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에 더해 플라스틱 용기에 음식을 담아 먹는 행위가 입자 섭취 위험도를 훨씬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안일한 기존 연구를 정면으로 반박한다며 급박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WHO의 기존 연구에 따르면 성인이 하루에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300~600개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젖병에 이유식을 담기 전에 ‘끓인 뒤 식힌 찬물’로 용기를 헹궈주면 미세플라스틱을 상당히 제거할 수 있다고 전했다. 플라스틱 젖병 대신 유리 젖병을 사용하는 방법도 제시됐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