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교회가 미안해하세요

입력 2020-10-22 03:05

우리는 지금까지 ‘믿음이란 무엇인가’ ‘구원이란 무엇인가’를 강조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믿음과 구원만큼 강조돼야 할 것이 또 있습니다.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앞서 하나님의 백성이자 자녀로서 ‘어떻게 살아내느냐’입니다. 얼마 전 교회 승강기 앞에 ‘교회가 미안합니다’라고 포스터를 붙여놨습니다. 그랬더니 누군가 그 옆에 글을 썼습니다. 감사합니다. 괜찮습니다가 아니었습니다. ‘교회가 미안해하세요!’

숙연해졌습니다. 우리한테 기적을 일으키고 홍해를 가르고 하늘에서 만나를 내리라는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말만 하지 말고 기독교가 말하는 그 믿음, 그 구원을 보여 달라. 기독교인들을 통해 구원과 예수를 느끼고 싶다는 요청으로 다가왔습니다.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을 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먼저 진리를 전하는 나부터 ‘작은 예수’가 돼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것을 원합니다. 전하는 나에게 예수 향기가 나기를 원합니다. 교회도 그렇습니다. 교회가 교회 되기를 원합니다.

지금이나 2000년 전이나 2000년 후나 인간의 문제는 똑같습니다. 인간의 죄성이 있는 한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죄인입니다. 기억해야 할 게 있습니다. 교회는 비슷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 아닙니다. 동호회가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 묻은 복음, 바로 십자가 때문에 모인 사람들입니다.

사람마다 생김새 억양 피부색 심지어 은혜받은 경험도 제각각입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계획 앞에서는 크리스천 모두가 유익한 존재라는 겁니다. 합력해서 선을 이루기 때문입니다.(롬 8:28) 핵심은 ‘우리들 가슴에 피 묻은 복음이 있는가’ ‘내가 죄인입니다’라는 고백이 있느냐입니다.

사도 바울은 말 많고 탈 많은 에베소교회에서, 그것도 아르테미스 신전 앞에서 목회하며 선포합니다. 첫째로 부르심에 합당하게 행하라고 말씀합니다.(1절) 사람은 성령님이 초대하고 하나님이 불러 주신 줄 믿습니다. 이것이 신앙의 출발점이고 여기서 믿음이 시작됩니다.

두 번째로 하나 됨을 힘써 지키라고 말씀합니다.(3절)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어떻든 어디에 있든지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믿는 자는 예수 안에서 하나가 돼야 합니다. 하나 되지 못하면 덕이 아니라 해가 됩니다. 하나 됨을 위해 기도해야 하고 하나 됨을 힘써야 하고 하나 됨을 지켜야 합니다. 부르심에 합당하게, 그것도 하나 되어 지켜라. 이를 위해 바울은 목회했습니다.

끝으로 부르심과 하나 됨을 이어주는 것으로 세 가지 덕목을 말합니다. 겸손 온유 오래 참음입니다.(2절)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배우라.”(마 11:29)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그분의 삶입니다. 오늘도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십니다.(약 4:6) 그리고 오래 참아 기다림(고전 13:7)이 바로 인내입니다. 지금 교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속도를 내는 게 아닙니다. 빨리빨리 하면, 앞뒤 보지 않고 서두르면 깨지고 무너지고 탈이 납니다. 우리는 다 압니다. 기다려주고 참아주고 또 기다려주고 또 참아줘야 합니다.

지금 교회가 할 일은 세 가지입니다. 겸손과 온유와 오래 참음. 남편 아내 자녀 이웃에 대해 오래 참아주십시오. 그것이 예수님의 마음, 그리고 예수님의 삶입니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이 땅에서 듣는 ‘교회가 미안해하세요’라는 말에 대한 응답이자 예수 믿는 것의 가치입니다.

최종철 목사 (153예인교회)

◇153예인교회는 인천시 부평구에 있는 동네 교회입니다. 가족이 되어 지역을 섬기며 지역을 축복하며 지역의 사랑방이 되고자 힘을 쏟는, 말씀 중심의 꿈이 있는 건강한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