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검사 의혹 빠져” “秋사단 부실수사”… 여야, 편파수사 난타전

입력 2020-10-20 04:03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수원고검 산하 검찰청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해 언론사 보도를 토대로 질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라임·옵티머스 후폭풍이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 휘몰아치고 있다. 최근 공개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서신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라임자산운용 사건을 편파적으로 수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옵티머스 사태에 연루된 여권 인사들을 거론하며 반격에 나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19일 서울고검 및 산하 검찰청 국정감사는 예상대로 각종 의혹 제기와 공방이 벌어졌다. 이 자리엔 정국의 최대 뇌관으로 떠오른 라임·옵티머스 사건 수사를 각각 지휘하는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나란히 출석했다.

민주당은 야당 정치인과 검사 술 접대를 폭로한 김 전 회장의 옥중서신을 앞세워 집중공세를 펼쳤다. 올해 초부터 라임 사태에 여당 의원들 연루 의혹이 제기된 것에 비해 야당 정치인과 검사들이 연루됐다는 주장이 이제야 나온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그동안 언론이나 여러 형태로 여당 정치인이 양복을 받은 사실 등이 알려졌다”며 “그런데 야당 정치인이나 검사가 관련됐다는 내용을 김 전 회장이 몇 달 전에 (남부지검에) 진술했다는 것인데 지금까지 (검찰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박주민 의원도 송삼현 전 남부지검장과 윤 총장이 의도적으로 해당 내용을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이른바 ‘추미애 사단’이 옵티머스 수사를 부실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현직 청와대 행정관이 관계자로 거론되고, 여권 인사들이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는 등 정부와 여당을 의식해 봐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특히 이혁진 대표의 신병 확보가 아직도 되지 않은 것을 언급하며 “검찰에서는 지금 전혀 손을 쓰고 있지 않은 분위기다. 이게 정상적이냐”고 반문했다. 윤한홍 의원은 “일 잘하고 수사 잘하는 검사들은 전부 다 지방으로 좌천시키지 않았느냐”며 “정권 말 잘 듣는 분들이 서울중앙지검에 다 앉아있지 않냐”며 맹비난했다.

유상범 의원은 정부·여당 인사들 이름이 적힌 옵티머스 투자자 명단을 공개했다가 대다수가 동명이인으로 알려져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유 의원이 공개한 명단에는 김영호 김경협 김진표 김수현 박수현 이호철 진영 등 이름이 포함됐다. 그러나 거론된 당사자들은 “동명이인일 뿐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금융사 권유로 단순투자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당시 옵티머스 고발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것에 대해 ‘윤석열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범계 의원은 “윤 총장이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 등을 다 무혐의 처리했다”며 “누가 부실수사를 한 것이냐”고 강조했다. 송기헌 의원도 “당시 수사를 제대로 했으면 피해가 없을 수도 있었다”며 피해를 키운 장본인이 윤 총장이라고 지적했다.

라임 및 윤 총장 가족 관련 사건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에 대해서도 여야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정권 입맛에 맞지 않는 검찰총장을 끌어내리기 위해 권력마저 사유화한 오늘의 행태는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오점”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정당한 법적 권리행사”라고 평가했다.

이가현 박재현 이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