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무력감과 우울감을 앓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반려동물은 정서를 안정시키고 여러가지 정신적 장애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사람보다 1~2도가 높은 반려동물을 안기만 해도 정서적 안정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울산시가 최근 시민과 동물이 공존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며 ‘반려 친화 도시 울산’을 선언했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2010년 전체 가구의 10%에서 2015년 21.8%, 2019년 26.4%로 증가하고 있다. 울산시의 경우 11만 가구 약 30만명의 시민이 17만여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에는 1인가구와 노년층 증가로 반려동물 양육가구가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제도적 관리와 지원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울산시는 지난달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인 ‘반려동물 문화센터’를 동남권에서 최초로 울산 북구에 개관했다. 반려동물 문화센터의 애칭은 ‘애니언 파크(Anian Park)’다. 애니언 파크는 동물(Animal)과 사람(human) 합성어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시는 이곳을 동남권 반려문화 산업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2021년에는 ‘반려문화 산업박람회’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북구 호계동에 자리한 반려동물 문화센터는 부지 면적 1만3406㎡,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 전체 면적 1998㎡ 규모다. 111억3900만원이 투입됐다. 반려인과 반려동물(반려견)에 대한 유료 편의시설뿐만 아니라 올바른 반려문화 보급과 생명존중 교육을 할 수 있는 문화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반려문화 체험 및 생명존중 교육을 위한 컨텐츠 전시관, 체험 및 영상 교육실, 유기동물 입양 홍보관 등을 갖추고 있다.
센터는 울산교육청과 함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생명존중 반려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지역 특성화 고등학교와 협업체계를 구축해 전문 인력 프로그램을 운영 할 방침이다.
울산 반려동물문화센터는 민간위탁시설이라 유료로 운영되지만, 반려동물을 동반한 시민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추이에 따라 곧 일반시민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울산시는 사람과 동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반려동물 친화도시로 만들어가는 구체적인 정책도 내놨다. 유기동물 발생 억제를 위해 전국 최초로 반려동물등록제 시범 사업을 추진한다. 또 동물학대와 유기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과 예방활동을 위해 ‘울산 동물보호 특별사법경찰’을 발족했다.
시는 ‘반려관광산업’도 구상 중이다. 올해 우리나라의 반려산업 규모가 3조 4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반려관광산업은 미래 경제시장을 선도할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시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 예산 4000만원을 투입해 시청과 태화강국가정원, 울산대공원 등 지역거점 관광지에 ‘반려견 배변수거함’ 20개소를 설치하고, 울산시내 주요 공원과 북구지역 일부 해변 등 10곳을 ‘울산 펫존’(Pet zone)으로 지정해 나가는 등 각종 반려편의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반려동물과 함께 도시 곳곳을 관광할 수 있도록 하는 체류형 관광 인프라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또 UNIST와 연계해 반려동물 스마트 인식 및 증강현실 기술 개발 등 반려산업의 미래시장을 선도할 핵심 창업기업 발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세계동물의 날인 10월 4일을 울산 반려동물의 날 지정하고 반려동물 진료비 인하, 재난 계획 내 반려동물 대책 등이 포함된 반려문화 관련 조례 제·개정이 추진된다.
“또 하나의 가족 반려동물, 유기 문제 없어야죠”
“반려동물은 사람과 함께 정서적으로 의지하며 살아가게 되는 또 하나의 가족입니다.”
울산시는 지난달 25일 반려동물 문화센터를 개관하면서 울산형 16차 뉴딜 사업으로 ‘반려동물 친화도시’를 선언했다. 반려동물 친화도시 선언은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가구가 늘면서 체계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시작됐다.
송철호(사진) 울산시장은 1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반려동물 유기 문제나 각종 사고를 대비하고 관리하기 위해 연간 4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시장은 “반려동물이 이제는 가족 구성원의 하나로 인식되는 추세지만, 아직도 성숙하지 못한 반려문화로 인해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 갈등도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비반려인도 반려동물을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려는 인식 변화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송 시장은 새롭게 개관한 반려동물 문화센터를 통해동물의 생명 경시 풍조를 바로잡고 ‘반려친화도시 울산’의 정체성을 확립시킬 방침이다. 반려동물 문화센터는 경북 의성에 이어 전국 두 번째, 동남권에서는 첫 번째로 건립됐다. 반려동물과 관련한 실내교육공간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다.
송 시장은 “시장규모는 커졌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정신적인 감수성이 성장할 기회는 별로 없었다”며 “센터를 통해 동물사랑·생명존중 교육, 반려견 예절교육, 관련 직업 체험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반려동물 관련 제도와 정책을 개선해 반려동물 공공서비스 범위도 확대된다. 송 시장은 “울산형 동물복지 모델을 구축하고 반려동물보호 조례 제정도 앞장서겠다”며 “반려친화도시 정책 추진을 위해 시와 수의사회 등이 참여하는 TF팀을 통해 구체화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이제는 지방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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