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마음 가득 담긴 원망·불평 주님과 동행 후 한순간에 사라져

입력 2020-10-19 03:11

전교생이 60명도 안 되는 시골 학교에 다니다가 시내로 이사해서 한 학급이 70명 가까이 되는 큰 학교로 전학했다. 공부도 힘들고 촌놈이란 놀림도 받고 돈까지 빼앗기니 학교가 너무 싫었다. 겨우 턱걸이로 입학한 고등학교에서 성적은 항상 꼴찌였고 내신 최하위 등급으로 나홀로 2년제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에 가서도 나는 실수투성이고 사고뭉치였다. 제대를 앞두고 외환위기로 취업의 길도 보이지 않자 4년제 대학에 편입하기 위해 진짜 공부다운 공부를 처음 해서 목표하던 대학에 합격했다. 대학 졸업 후 3년간 전공이나 학력과 관계없이 이 일 저 일을 했지만 근무하는 회사마다 6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내가 왜 이런 처지가 되었지?’ 새로운 각오로 공무원시험을 준비했다. 다행히 합격해서 서른 살에 첫 공무원 발령을 받았다.

불행 끝, 행복 시작일 줄 알았는데 공무원 조직도 결코 쉽지 않았다. 상관에게 스트레스를 받고 밤늦게까지 퇴근을 못하니 몸도 마음도 여유가 없었다. 그 무렵 지인을 통해 춘천 한마음교회에 다니는 자매를 만났다. 그런데 만나기기만 하면 흥분하며 예수님의 부활을 전했다. 나도 부활을 아는데 왜 이렇게 흥분하는지 어리둥절했지만 자매를 따라 한마음교회에 갔다. 기쁨에 넘치는 성도들의 모습을 보며 ‘뭔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씀을 전하는 일꾼은 예수님의 제자들을 주목해 보라고, 제자 훈련교재 ‘부활’을 반복해서 읽어보라고 했다. 부활은 나도 잘 알고 있는데 반복해서 말하니, 내게 문제가 있다고 하는 것 같아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끝없이 ‘부활’ 책자를 읽던 어느날 내가 사도행전의 제자들과 같이 살아 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분명한 사실 앞에 직면했다. 한 때는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친 제자들이었지만 그들이 순교당하면서도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한 사실이 새롭게 보였다. 예수님을 믿으니 구원도 확실했고, 어떤 상황에서도 예수님은 내 편인 줄만 알았는데 실제로 나는 예수님과 전혀 상관없이 살았음을 알게 되며 내 신앙은 완전히 초토화됐다.

성경에는 예수님이 죽으시고 부활하신 이유가 우리의 주인이 되시기 위함이라고 정확히 기록돼 있는데 그 말씀 자체를 처음 보았고 한 번도 예수님이 주인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내 믿음이 좋다고 착각했고 원망, 불평을 하던 모습이 너무나 기가 막혔다. 나는 그 자리에서 엎드려 내가 주인 돼 살아왔던 죄를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 나의 하나님’으로 고백하고, 영원한 생명을 주신 예수님과의 진정한 관계가 시작됐다.

남들이 나를 힘들게 한 것이 아니라 내가 예수님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사실 앞에 마음에 가득했던 원망과 불평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내가 근무하는 민원실에는 불만으로 소리 지르며 험하게 대하는 분들이 많다. 그들도 주님께서 똑같이 사랑하는 영혼이라는 생각에 사랑으로 품고 섬기기 시작했다. 이 땅에서 천국의 삶을 누리는 비결이 주님 안에 있으니 나만 기뻐할 수 없었다. 직원 중의 한 분은 복음을 듣고 우리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간증들을 보고 아내와 자녀들에게도 부활의 복음을 전한다. 부활하셔서 주인 되신 예수님과 동행하니 삶은 힘이 넘치고 매 순간 감사하다. 하나님 앞에서 이제 출발점에 들어선 것 같다. 예수님을 만나는 그날까지 교회공동체와 함께 하나님께서 주신 이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오늘도 나는 영혼들을 향해 다가간다.

소병욱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