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정부가 주재한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여했다. 회장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다. 정 회장은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우리나라가 ‘수소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향후 그룹 경영에 대해서는 수평적 문화 정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민간위원으로 참여했다. 전날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뒤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정 회장은 취재진에게 “(수소경제위원회 회의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좀 더 경쟁력 있게 다른 국가보다 빨리 움직여서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적적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경영방침에 대해선 “좀 더 일을 오픈해서 할 수 있는 문화로 바꿔가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수렴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답했다.
국내 10대 대기업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구조를 가진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정 회장의 과제로 여겨진다. 정 회장은 이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정몽구 그룹 명예회장의 당부가 있었느냐는 질문엔 “항상 품질에 대해 강조하시고 성실하게 건강하게 일하라는 말씀을 자주 해오셨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수소경제 확대를 위해 전력시장에 수소연료전지로 생산한 전력을 일정량 구매 의무화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수소제조용 천연가스 공급체계를 개선해 가격을 최대 43% 낮추고 2022년 하반기부터 수소시범(특화)도시 운영에 나선다. 정 회장은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기술이 적용된 수소 상용차의 개발과 보급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현대차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에너지 업계 등과 상용차 수소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내년 2월까지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을 출범해 10개의 기체 방식 상용차 수소충전소를, 2023년 액화 수소 방식의 수소충전소 25개 이상을 추가 설치하는 게 목표다.
현대차는 코하이젠 설립·운영에 적극 참여하고 수소 보급 활성화에 앞장선다. 정부기관은 수소 상용차 확산을 위한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담당한다. 지자체는 수소충전소 부지를 제공하고, 한국지역난방공사와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SK가스, E1 등 에너지기업 7개사는 기존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한 융복합 수소충전소 구축을 고려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