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룻밤 사이에 50명 넘게 무더기로 발견됐다. 방역 당국은 수도권부터 노인·정신병원(시설) 등의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하고, 필요시 다른 지역으로 이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14일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 42명과 직원 11명 등 5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이날 0시 기준으로 밝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84명)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해뜨락요양병원을 제외하고 국내 발생이 53명, 해외유입이 31명이었다.
해뜨락요양병원 확진자 연령대를 보면 40대 1명, 50대 4명, 60대 9명, 70대 10명, 80대 29명이다. 집단감염은 대부분 이 병원 2층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입원환자 33명과 직원 10명 등 43명이 2층에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확진자는 간호사가 2명, 간호조무사가 3명, 간병인이 6명이다.
보건 당국은 9월 이후 지금껏 간호조무사(50대·여)가 전담한 1명을 포함해 총 8명이 사망했는데 이 가운데 7명이 폐렴 등으로 숨졌다고 밝혔다. 4명은 지난 12일 사망한 확진자가 입원했던 병실에서 나왔고 모두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병원은 지난 3월부터 임종을 지키려 방문한 몇몇 가족 외에는 일절 면회를 차단하고 있었던 만큼 출퇴근하는 직원에 의해 감염됐을 것으로 보건 당국은 추정했다. 병원 첫 확진자인 간호조무사 등 직원 확진자 총 11명 가운데 감염원 미상 감염이 다수 발생한 만덕동 거주자들이 여럿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만덕동은 최근 확진자가 속출한 지역이다. 만덕동에서만 9월 이후 목욕탕, 고깃집 등에서 확진자 23명이 나왔다. 지역사회에서 만연했던 ‘조용한 전파’가 고위험군이 많은 병원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해뜨락요양병원은 앞서 집단 발생이 있었던 스포츠센터, 목욕탕 등과 걸어서 갈 수 있는 정도의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수도권 지역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노인·정신 병원(시설) 및 노인주간 보호시설 2731곳을 대상으로 종사자·이용자 등 16만명을 전수검사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입원·입소 환자는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대상에서 제외됐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요양병원·시설 종사자는 발열 호흡기 증상 있으면 원천적으로 출입 제한하고 집에서 쉬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잘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송파구에서는 잠언의료기기와 관련해 확진자가 7명 발생했다. 노인들이 이곳을 찾아 의료기기를 이용하면서 감염이 전파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영등포구에서는 지인 모임과 관련해 지난 4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10명이 추가 확진됐다.
최예슬 기자, 부산=윤일선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