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독자경영 체제를 걸어온 지난 20년간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휘 아래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단기간에 글로벌 5위권 업체로 입지를 굳힌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시대’를 맞아 업계를 선도하는 브랜드로 다시 한 번 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
정 명예회장은 2000년 9월 ‘왕자의 난’으로 불렸던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과의 경영권 승계 분쟁 이후 ‘자동차 전문 그룹’ 독립경영 체제를 꾸렸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차·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현대강관(현 현대하이스코)·현대우주항공 등 10개 계열사와 함께 현대그룹에서 분리돼 자동차 제조의 수직 계열화를 이뤘다.
현대차그룹은 ‘품질경영’ ‘현장경영’으로 대표되는 정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각국에 생산 공장을 구축하며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했다. 이는 그룹 성장은 물론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전체의 발전을 주도하는 촉매제가 됐다.
10개 계열사, 자산 34조400억원에 불과했던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54개 계열사와 총 234조706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는 전 세계 10개국에 완성차 생산시설을 갖추고 매년 7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글로벌 5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정 명예회장은 과감한 시도와 성취를 반복했다. 2006년 숙원이던 일관제철소 건설 사업의 꿈을 이뤄 그룹 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세계 최초로 자원순환형 사업구조를 제시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센터를 구축해 미래인재 육성에 힘쓰면서 기업 본연의 경쟁력을 확충하기도 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정 명예회장은 올 초 세계 자동차산업 최고의 권위에 빛나는 ‘자동차 명예의 전당’ 헌액 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시장에서 수소전기차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혁신 사업을 바탕으로 미래차 시대를 이끈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 명예회장은 최근 회장직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정의선 신임 회장에게 엄중한 경제위기 극복과 미래혁신 주도를 당부했다고 한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