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요양원 집단감염·가을 재유행… 개인 책임감 더 중요해져

입력 2020-10-15 04:03
부산 해뜨락요양병원에서 14일 무려 53명이 한꺼번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 이 병원 간호조무사가 확진된 후 직원과 환자 261명을 모두 검사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 3일째 나온 충격적인 규모다. 고령 환자 1명은 사망 직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부산에서는 코로나 집단감염이 확산 중이다. 노래방, 목욕탕, 오피스텔, 일반 가정을 방문해 영양주사를 놓은 간호조무사를 매개로 한 감염 등의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 같은 대도시에서 한번 무더기 감염이 발생하면 n차 전파가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풀어진 상태에서 자칫 폭발적인 확산세로 이어지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추석 연휴 기간 방역당국의 권고를 무시해 감염된 사례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친인척 동반 식사나 벌초 모임, 교회 수련회 등을 통한 확진자 수가 40명에 육박한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우려했던 가을 재유행이 시작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국 베일러 의과대학에 따르면 9월 초 3만~3만5000명까지 내려갔던 미국 내 하루 신규 확진자가 다시 5만명까지 증가했다. 이 숫자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대학 측은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이어지는 올겨울이 코로나19 사태의 최악의 시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에 이어 일라이릴리도 코로나19 항체치료제 3상 임상 시험을 중단했다. 잠재적인 안전 우려 때문이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국가는 2차 유행으로 부분 봉쇄 조치에 돌입했다.

집단감염 확산과 가을 재유행의 시작, 독감과 코로나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도 우려된다. 거리두기는 완화됐지만 방역을 둘러싼 상황은 결코 만만치 않다. 코로나를 막기 위한 개개인의 책임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