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선 준비에 조기 돌입한 국민의힘에서 연일 내부 파열음이 일고 있다. ‘4·7 재보궐 선거 경선준비위원회’ 구성을 놓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간 갈등설이 불거지면서 내정됐던 위원장이 교체됐다. 공정성 시비가 이어지며 경선준비위원으로 임명됐던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도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진통이 계속됐다.
국민의힘은 전날 예정됐던 경선준비위 임명식을 하루 늦은 13일 진행했다. 당초 경선준비위원장으로 유일호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정됐으나 주 원내대표 등 의원들과의 의견수렴 과정 없이 언론에 먼저 공개되면서 당내 반발이 일었다. 유 전 부총리는 ‘친박 인사’라는 당내 비판 여론에 결국 3선의 김상훈 의원이 경선준비위원장 임명장을 받았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모든 정치 일정과 인사를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비대위의 문제가 다시 한번 외부로 드러났다”며 “김 위원장은 어떤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이 사람은 이래서 안 되고, 저 사람은 저래서 안 된다며 특유의 ‘마이너스의 손’을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도부 간 갈등설까지 일자 김 위원장은 경선준비위 임명장 수여식 후 기자들과 만나 “명단이 확정되기도 전에 사람 이름이 언론에 노출돼 언론이 그렇게 판단했다”며 “실질적으로 인선을 하는데 (지도부 간) 하등의 잡음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이대로는 대선 못 치른다’는 발언에 이어 이날도 “4·15 총선 이후 가졌던 긴장감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초심을 강조했다.
경선준비위원 명단을 놓고도 공정성 시비가 일었다. 부위원장을 맡은 김선동 사무총장과 위원으로 임명된 박수영 의원, 지 원장 등이 출마 유력 후보군에 꼽힌다는 지적이다. 정원석 비대위원은 페이스북에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경선준비위 소속 전원은 서울·부산시장 출마포기 각서에 서명하고 진정성 있는 청사진을 제시해야 옳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룰을 만드는 곳에 입후보할 사람이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지 원장은 “재보선 승리를 위한 전략을 만드는 여의도연구원장으로서 공정한 선거가 되게 돕는 것이 맞다”며 물러났다. 김 사무총장은 “내가 경선준비위에서 빠지게 되면 서울시장에 나가려는 걸로만 보이지 않겠느냐”며 “현재 맡겨진 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