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한국남동발전 관계자를 만나 태국에 발전소를 짓는 사업을 협의한 뒤 불과 보름여 만에 남동발전이 이 사업에 대한 적격 판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총 사업비 4억4800만 달러(5100억여원) 규모의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배경에는 여권 인사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한국전력공사 자회사인 남동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등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3월 13일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사무실에서 남동발전 해외사업 담당자 2명을 만났다.
이에 대해 남동발전은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소와 우드펠릿 수입 관련 사업을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우드팰릿’은 톱밥 등을 분쇄해 압축한 것으로 발전소 연료로 쓰인다. 우드팰릿이나 생물체 에너지 등을 연료로 이용하는 것이 바이오매스 발전소다.
남동발전 투자심의위원회는 같은 달 31일 태국 바이오매스 발전 사업에 대해 ‘적격’ 판정을 내렸다. 지난달에는 태국 현지 발전 개발사인 우드플러스와 사업추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11월에는 사업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 의원은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지 않고선 거액이 들어가는 사업이 이처럼 면밀한 검토 없이 추진되기는 어렵다”면서 “신속한 사업 추진 배경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남동발전이 옵티머스 측과 논의한 이 사업에는 총 5100억여원이 들어갈 예정이었다. 옵티머스는 이 사업 일부 지분에 투자하려 했다. 사업은 태국 남부 송클라주 5개 군과 중부 수판부리주 5개 군에 12㎿급 바이오매스 발전소 10개를 짓는 것이다. 발전소 1개 건설에 514억여원이 투입된다.
이 의원은 “김 대표가 지난 5월 작성한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이 문건에는 ‘이헌재 고문이 추천, 남동발전과 추진하는 바이오매스 발전소 프로젝트 투자 진행 중’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동발전은 “남동발전 사장이나 임직원이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또는 이 전 부총리 관련 인사를 만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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