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 이틀 만에 100명 돌파… 해외유입 30명대 ‘아슬아슬’

입력 2020-10-14 04:02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1단계로 완화된 지 이틀 만에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러시아 선박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으로 해외유입 사례가 76일 만에 최다치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방역 당국은 “하루하루가 방역의 시험대”라고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일 대비 102명 늘어 총확진자가 2만4805명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국내 발생이 69명, 해외유입이 33명이었다. 특히 해외유입 확진자는 지난 7월 29일(34명) 이후 76일 만에 다시 30명대를 기록했다.

방역 당국은 신규 확진자 증가는 해외 유입 사례가 많아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브리핑에서 “어제오늘 해외 입국자 가운데 확진자가 많이 발생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국내 발생 확진자는 어제 68명, 오늘 69명이고 지난주에도 대체로 60명대를 유지해서 지난주에 비해 증가했다고 평가하기는 신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 유입 확진자는 전날(29명)부터 급증세를 보였다. 지난 12일 국내 어학연수 차 단체 방문한 네팔인 13명이 무더기 확진을 받았다. 이날은 국내 입항 러시아 선박 2척에서 각 11명, 3명 등 선원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국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브리핑 직전 역학조사팀장이 ‘솔직한 심정으로 아슬아슬하다’는 얘기를 했다”며 “거리두기가 되지 않은 소모임, 종교행사, 불법 방문판매 행위 등의 행동을 통해서 코로나19 감염이 일부 되풀이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경기도 동두천 친구 모임과 관련해 이날 정오까지 3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18명으로 늘었다. 첫 확진 환자는 이달 초 가족 모임에서 감염됐고 3일부터 지역 주점, 식당, 카페를 통해 지인과 방문자들에게 추가 전파가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도 강릉에서는 지난 6일 밤 한 주점에서 가진 지인 모임을 통해 이날 정오까지 총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모임 참가자 3명뿐만 아니라 같은 시간대 이들과 같은 주점을 방문한 3명, 가족 2명 등으로 감염이 퍼졌다. 대전 유성구 일가족 명절 모임과 관련해서는 13명이 추가 확진돼 총확진자가 27명으로 늘었다. 일가족 가운데 첫 확진자인 60대 남성이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3일 가족 모임을 통해 가족들에게 전파했고 어린이집, 종교활동, 직장, 의료기관 등으로 퍼졌다.

방역 당국은 최근 발생한 집단감염의 발견이 늦어지는 점을 우려했다. 첫 확진자가 증상이 발생했을 때부터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길게는 2주가량 걸리기도 했다. 그만큼 추가 전파 우려도 커진다. 권 부본부장은 “조금이라도 몸이 이상하거나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으면 신속하게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