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스카이라이프 “뭉쳐야 산다” … 현대HCN 인수 본계약 체결

입력 2020-10-14 04:07
연합뉴스

IPTV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위세에 밀린 케이블TV를 중심으로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알짜 매물’로 꼽혀온 현대HCN 매각이 정부 심사만을 앞두게 됐다.

KT스카이라이프는 13일 현대HCN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HCN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80여일 만이다. 인수 금액은 4911억원이며, 분할기일은 다음달 1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본계약 체결로 인수 절차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만을 앞두게 됐다. 공정위는 지난해 유료방송 M&A를 문제제기 없이 승인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 과정에도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정부가 ‘미디어 생태계 발전’을 강조하며 심사 절차 간소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 요인이다.

다만 KT군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이 35%를 넘어 독과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변수는 남아 있다.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를 마무리짓게 되면 KT 계열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35.4%로 LG 계열(LG유플러스-LG헬로비전) 24.9%, SK텔레콤 계열(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24.1%에 비해 약 10% 포인트 앞선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3월 현대HCN 매각을 위해 방송·통신사업 부문 분할을 결정했다. 이후 지난 4월 과기정통부에 물적 분할 신청을 했고,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KT스카이라이프를 선정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현대HCN 법인 분할 변경 허가를 최종 승인했다.

지난 6월 매각 의사를 밝힌 다른 방송사업자 CMB의 M&A는 주춤한 상태다. 5G 네트워크 투자 등으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이동통신 3사가 인수를 서두르기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지 않은 점도 구매를 망설이는 요인이다. 업계에선 그나마 자금 사정이 좋은 SK텔레콤이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는 추세다. 이날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만 20세 이상 한국인이 넷플릭스에서 신용·체크카드로 결제한 금액이 46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액수를 나타냈다. 결제자는 336만명으로 추정된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