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은 가정과 교회를 사랑하는 것처럼 애국하는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참된 기독교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애국자가 있었습니다. 모세 사무엘 다윗 기드온 에스더 느헤미야 예레미야 사도바울 등 성경 인물뿐 아니라 인류 역사의 위대한 신앙인 대다수가 신실한 기독교 신자였습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됐고 민족의 염원인 통일에 대한 기대를 한층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나 남북 간 단절된 대화와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관계 속에 다시금 냉전 시대를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통일 사역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느헤미야가 살았던 시대처럼 나라 전체가 성벽이 무너진 것 같은 아픔을 겪으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사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느헤미야도 우리처럼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대에 살았습니다. 느헤미야는 나라와 민족의 무너진 성벽을 바라보면서 거룩한 부담감을 느끼고 항상 기도에 힘썼습니다. 무너진 성벽은 백성들을 물리적으로 지켜주고 보호해줄 울타리가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스라엘은 주변 강대국들에 의해 민족적 자존심과 주권을 빼앗기는 수난을 겪었으며 백성들은 가난과 기근 속에 허덕였습니다.
또 무너진 성벽은 민족과 국가를 지켜준 신앙적 울타리가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이비 종교, 타락한 모습이 담긴 문화 예술과 생활 습관 등이 여과 없이 들어오면서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떠나 점점 거룩함과 순결함을 잃어버리고 타락했습니다.
느헤미야는 고통의 시기에서도 하나님의 긍휼하심과 자비, 은혜를 잊지 않고 나라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은 느헤미야와 같은 한 사람을 통해 나라와 민족의 위기를 다시 한번 극복하게 하십니다.
저는 디아스포라 그리스도인의 한 사람으로서 조국의 현실을 멀리서 바라봅니다. 느헤미야가 본 것처럼 견고한 성벽이 무너지고 영적·육적·물리적으로 암울한 현실의 고통에 공감하게 됩니다.
공직자들의 무사안일주의, 부정부패와 일탈이 난무하는 사회, 기득권층의 표리부동, 종교계·학계 지도자들의 무분별한 선동과 혹세무민, 이단과 사이비 집단의 난무, 정당 간 정치적 갈등, 사회공동체의 이념과 사상 갈등, 성적 타락과 윤리적 갈등, 남북 간 갈등, 지역·계층·세대·노사·신앙적 갈등 등으로 가정과 백성의 안녕을 보호해줄 수 있는 견고한 성벽이 무너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제 모든 그리스도인은 무너진 조국의 성벽을 바라보면서 영적 부담감을 느끼고 개인의 생명, 국가 통치의 주권자가 되시는 여호와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합니다. 모든 갈등이 해결되고 70년간 분단된 한반도가 복음 안에서 통일될 수 있도록 간절히 회개하며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을 용서하고 구원하지 않으신다면 자신을 생명책에서 지워달라고 기도했던 모세, 자신이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져도 민족, 골육 친척만은 반드시 구원받도록 피 끓는 마음으로 기도했던 사도 바울처럼 나라를 위해 기도합시다. 하나님은 나라와 민족, 이 시대를 향해 거룩한 영적 부담감을 가진 한 사람, 당신을 통해 그의 구원 역사를 이뤄가실 것입니다.
노규호 목사(워싱턴북한선교회 사무총장)
◇워싱턴북한선교회(Mission for North Korea in metropolitan Washington DC)는 미국 워싱턴 DC 지역 한인교회 성도들이 조국의 복음 통일과 북한 복음화, 북한이탈주민 정착과 지원 등의 사역을 위해 결성한 연방정부 비영리단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