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의 출제경향과 난이도를 가늠할 수 있는 9월 모의평가가 까다로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공교육 파행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는 학력 격차도 일부 나타났다. 올해 수능은 변별력 있게 출제될 것으로 보이며, 응시인원 감소와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격차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16일 치러진 2021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수험생들은 국어와 수학 나형(문과), 영어에서 애를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수학 나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원점수 만점자 부여 점수)은 148점이었다. 통상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 이상이면 어려운 시험으로 여겨진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도 138점으로 140점에 육박했다.
절대평가로 등급만 산출되는 영어도 어려웠다. 1등급 비율이 5.75%로 지난해 수능 7.43%보다 감소했다. 영어는 절대평가여서 코로나19 등 외적 요인에 따른 학력차 확대 여부를 추정해볼 수 있다. 지난해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보면 당시 1등급 비율이 5.9% 수준으로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2~3등급은 지난해 36.2%, 올해 29.6%다. 5등급 이하를 보면 지난해 37.9%, 올해 43.8%로 5.9% 포인트 증가했다. 다시 말해 중상위권 혹은 중위권 비율은 줄고 중하위권 비율이 늘어난 것이다. 상위권은 안정적인 모습이지만 중위권 이하에선 영어 실력이 예년보다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올해는 수능 응시자 감소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9월 모의평가는 지난해 9월 모의평가보다 6만6303명, 지난해 수능보다 9만5091명 감소한 38만9646명이 응시했다. 결시율도 9월 모의평가는 20%, 6월은 18.2%였다. 이런 추세면 실제 수능에서도 역대 최고의 결시율이 나타날 수 있다. 응시인원 감소가 전반적인 경쟁률을 끌어내리는 효과는 있지만 원하는 대학에 가기 수월해진다고 볼 수 없다. 국어와 수학, 탐구 등 상대평가 과목에선 등급별 비율이 정해져 있다. 전체 응시인원이 감소하면 상위 등급을 받는 인원이 줄어들기 때문에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이 어려워질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남은 50일 동안 수능에 80% 이상 시간을 쏟을 필요가 있다. 상위권은 초고난도 문항을 위주로 정리하고 중위권대는 중간 난도 이상 문제를, 중하위권은 EBS를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마무리 학습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