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은행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에게 제출한 ‘연령대·업권별 가계대출 구성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으로 전체 대출금액에서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26.0%였다. 2016년 연간 24.8%에서 1.2% 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16.6%에서 18.6%로 2.0% 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40대(30.4%→28.7%)와 50대(28.1%→26.6%) 비중은 1.5% 포인트가량 줄었다.
30대 이하의 가계대출 비중이 늘어난 데는 부동산의 ‘패닉바잉’ 영향이 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6880건)의 36.9%(2541건)를 30대가 사들였다. 전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사상 최대 비중을 차지했다. 60대 이상의 경우 상호금융 및 신용카드사 등 비은행권의 대출 비중(20.4%→24.8%) 증가가 두드러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베이비부머들이 고령층으로 진입하고 있는 데다 부동산 투자나 자영업 진출을 위한 대출 행태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코로나19 사태의 확산 여부에 따라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 코로나 확진자가 늘수록 경제활동이 제약되면서 대출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빚 갚기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우려는 은행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 결과에 따르면 4분기 국내 은행의 대출에 대한 태도는 3분기보다 더 깐깐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분기와 비교할 때 차주별 대출태도는 중소기업이 12→-3, 가계일반이 9→-9 등으로 나빠졌다. 대출태도지수가 양(+)이면 ‘대출태도 완화’, 음(-)이면 반대의 경우다. 차주별 신용위험도 역시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기업의 경우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실물경기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 가능성이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가계는 소득 감소 가능성이 신용도를 떨어뜨릴 것으로 전망됐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가계 부채는 올 들어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예년보다 증가한 측면이 있다”면서 “우리 경제와 금융의 부담이 되지 않도록 중장기적 관점에서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