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리더를 먼저 세우는 것이 제자화의 시작이다

입력 2020-10-14 03:05
박영 예수마을셀교회 목사가 지난해 12월 경기도 안성 사랑의교회 수양관에서 개최된 ‘제37차 행복치유수양회’에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소그룹이 희망이다’의 저자이며 소그룹 사역의 전문가인 조엘 코미스키는 “리더가 변해야 소그룹이 산다. 리더가 준비된 만큼 셀은 번식한다”라고 말했다. 제자화의 원리는 단순하다. 좋은 공동체 속에는 반드시 좋은 리더가 존재한다.

모두가 리더가 될 순 없다. 예수님은 다수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에 집중했다. 즉 좋은 리더를 먼저 세우는 것이 제자화의 시작이다.

필자는 평신도 시절부터 제자훈련을 통해 리더를 세운 경험이 있다. 제자훈련을 넘어 제자 양육을 교회에 철저히 뿌리 내리기 위해 2년 장기 계획을 세우고 2018년 교재를 만들었다.

과거 예수마을셀교회 안에서 제자를 세우긴 했다. 하지만 그들이 앞장서서 삶의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제자삼아 양육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이를 교회 전체적으로 시작하는 건 위험 부담이 컸다. 그러나 교재 검증이 필요했기에 핵심 그룹을 만들어 감수하기로 했다.

지난해 초 셀 제자양육 지도자반 시작을 공지하고 6개월의 시간을 줬다. 지도자반 시작 전까지 최대한 많은 양육 대상자를 발굴해 놓으라고 모든 모임마다 광고했다. 입학 자격은 셀리더, 제자학교 졸업생, 그리고 사모함과 열정이 있는 훈련생이었다. 직분에 상관없이 순종의 마음과 열정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예비 양육 대상자는 불신자였다. 다만 예수마을셀교회에서 예배를 참석하지만, 등록은 하지 않았던 새가족, 그동안 관계 맺기를 해 왔던 전도대상자까지 허용해 줬다. 연령대는 초등학생부터 노년까지 누구나 가능했다.

셀에 편성된 가족은 제외했다. 성별은 가족이나 친족을 제외하고는 동성만 가능했다. 그렇게 셀 제자양육 지도자반 1기를 10주 동안 진행했다. 매주 3명 이상을 양육해 오지 않으면 탈락시켰다. 수십 명의 지원자가 있었지만, 결국 7명만 수료했다.

예수님을 믿지 않은 불신자는 다음 주를 기약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언제든지 모임을 거부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으로 3명 이상을 제자양육 하기 위해선 최소한 10명 이상 관계를 맺어야 한다. 결국, 관계를 넓게 맺지 않는 사람은 몇 주 가지 않아 탈락한다.

이렇게 셀 양육지도자반 1기 수료의 기준을 높게 설정해 놓은 이유가 있었다. 첫째는 제자도에 필수적인 조건인 순종을 검증하기 위해서였다. 제자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부인을 해야 한다. 자기 부인, 순종하지 않는 사람은 한 주에 3명 이상을 훈련하기가 쉽지 않다.

약속했던 대상자가 순수하게 매주 양육을 받아준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대상자와 만남이 취소되면 양육 숫자를 채우기 위해 공원이나 수원역, 심지어 서울역에 가서 노방전도를 통해 양육했다. 주변 친구 또는 가족에게 어떻게 해서든지 강권해서 복음을 전할 수밖에 없다. 출퇴근길 택시에서 운전 기사에게 교재를 펴고 대화하며 양육을 진행하는 것도 이런 순종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둘째, 개척교회 담임목사의 심정으로 사역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양들에게 생명을 거는 목자의 마음이 없이는 이 사역을 끝까지 할 수 없다. 한 주, 매일 목표를 설정하고 누구를 만나야 할지, 어떻게 만나야 관계를 뚫을 수 있을지, 새벽마다 기도하며 하나님께 지혜를 구해야 한다. 이 마음이 담임 목회자의 마음이다.

셋째, 관계의 범위가 넓어지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셀 제자양육의 핵심은 관계다. 예수님도 제자들을 데리고 강의만 하지 않으셨다. 함께 떡을 떼고 시간을 보내며 깊은 연합의 관계를 맺으며 신뢰 관계를 쌓았다. 나와 맞는 사람만 제자를 삼을 순 없다. 성격과 성향이 다르고, 환경이 달라도 누구를 만나든지 관계를 쌓을 수 있는 실력이 키워진다.

넷째, 한 영혼을 향한 눈물이 생겨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불신자와 양육을 하기 때문에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은 갈망이 모임을 할수록 커진다. 양육 대상자와 만날 때마다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눈물이 난다. 아무리 만나도 변하지 않는 모습을 봐도 애타는 마음에 눈물이 난다. 한 영혼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이 양육하면 할수록 커지는 것이다.

다섯째, 모델 리더십을 세우기 위해서였다. 담임목사 한 사람이 많은 성도를 개인적으로 양육할 수가 없다. 모델 리더십이 세워졌을 때 그 사람이 담임 목회자의 사역을 위임받는다.

처음에는 셀 제자양육 지도자반 수료자가 7명이었지만 지도자반 4기를 진행한 후에는 수료자를 매주 만나 사역을 보고 받고 코칭한다. 지속적으로 셀 제자양육을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이 교회의 중심이 돼 자기가 소속된 셀가족을 양육한다. 그 셀가족이 또 다른 셀가족이나 새가족을 양육하다 보니 거의 모든 교인이 셀 제자양육을 하든지 받든지 하는 분위기가 됐다. 그러다 보니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아빠에게 제자양육을 받고 자기 반 친구 3명을 양육하는 은혜도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시대가 됐다. 예수마을셀교회 성도들은 자연스럽게 자신이 양육한 제자를 데리고 각 처소에서, 가정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다. 초대교회처럼 집마다 작은 교회가 세워지고 더 많은 영혼이 주님 앞에 서고 있다.

박영 목사 (수원 예수마을셀교회)

[코로나19시대 셀 제자양육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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