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길 부친은 조연준 아닌 조춘형, 30년 전 숨졌다”

입력 2020-10-09 04:07
조성길 전 이탈리아 대사대리. 오른쪽 사진은 지난해 4월 주로마 북한 대사관 내에서의 모습. AP연합뉴스, 줄리아 폼필리 트위터

최근 한국 망명 사실이 알려진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대사 대리의 아버지는 조춘형 전 주콩고 북한대사로 30년 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조 전 대사 대리의 부친은 30년 전쯤 돌아가셨다”며 “그의 부친은 노동당 검열위원장을 지낸 조연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우리 정보 당국도 조 전 대사 대리의 아버지가 사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의 아버지가 북한 권부 핵심으로 꼽혔던 조연준 전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라는 설도 있었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조 전 대사 대리의 장인은 홍콩 총영사 등을 지낸 리도섭 전 주태국 대사라고 한다. 리 전 대사는 김일성 체제 당시 한국의 외교부 의전장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태 의원은 “조성길의 부친은 북한 외무성 대사였고 그의 장인도 대사였다. 동료지간이 자신의 아들, 딸을 서로 결혼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에서 조 전 대사 대리는 이른바 혈통 좋은 부유층 출신이었다.

조 전 대사 대리는 귀임을 앞둔 2018년 11월 이탈리아에서 잠적해 제3국 망명을 타진했다가 2019년 7월 한국행을 택했다. 태 의원은 “한국으로 들어왔느냐 안 들어왔느냐에 따라 북한에 두고 온 친인척들에 대한 처벌수위가 완전히 달라진다”면서 북한에 남겨진 조 전 대사 대리의 딸을 비롯한 가족 안전을 우려했다. 정보 당국은 리 전 대사의 최근 행적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 의원은 조 전 대사 대리의 한국행이 뒤늦게 알려진 데 대해 “우리 정부는 인도적 견지에서 북한 외교관들의 탈북 사실을 은폐해줬는데 왜 갑자기 이런 사실이 공개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의 태 의원은 북한 외무성에서 함께 일했던 조 전 대사 대리와 20년간 알고 지내온 사이라고 했다.

태 의원이 외무성 유럽국 부국장 시절 조 전 대사 대리가 이탈리아 담당 부원으로 일했다. 유럽국 조직은 국장, 부국장, 과장, 책임부원 등 순으로 편성돼 있다. 태 의원은 당시 사석에서 그를 ‘성길아’라고 불렀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