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독서모임은 기독교 가치관 형성에 꼭 필요”

입력 2020-10-12 03:04
조은정 부산 대청교회 고등부 교사(왼쪽)가 지난달 출간한 책을 나누기 위해 교회 근처 카페에서 독서모임 학생들과 만나고 있다. 스마트폰 셀카 촬영이라서 책의 제목 좌우가 바뀌었다. 조은정 교사 제공

기독교는 책의 종교다. 성경 읽기가 가능해야 말씀에 기반한 믿음이 돋아난다. 조은정(39) 부산 대청교회 고등부 교사가 입시와 학업에 지친 학생들과 3년째 교회에서 독서모임을 이어온 이유도 마찬가지다. 조 교사는 “소소하게 시작한 청소년 크리스천 독서모임이 전국 각지로 퍼져 나가 교회 속 독서문화가 곳곳에서 싹 트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교사는 최근 ‘처음 시작하는 우리교회 독서모임’이란 책을 펴냈다. ‘교회학교 교사가 알려주는 교회 독서모임 특급 노하우’란 부제를 달았다. 조 교사는 11일 통화에서 “독서모임으로 폭발적인 부흥을 경험해 책을 쓴 게 아니다”며 “소규모 독서모임을 통해 아이들 개개인이 신앙의 자리를 찾아가고, 각자 인생에서 책의 가치를 발견하는 경험이 무엇보다 소중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책은 깨알 디테일로 가득하다. 독서모임은 ‘내성적 학생들을 위한 파티’라고 칭한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능력을 키우고 생각의 폭을 넓히며, 기독교적 가치관의 형성을 위해 독서모임이 꼭 필요하다고 전한다. 5인 이하 소규모가 좋고, 새 학기에 앞서 1~2월 준비와 모집이 필요하다. 책은 입시에 부담되지 않도록 한 달에 한 권 정도 아이들의 추천을 받고, 모임은 주일예배 직후 식사 전까지 한 시간만 하면 좋다. 무엇보다 식사 교제와 스마트폰 문자소통이 중요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조 교사의 독서모임 역시 비대면 화상시스템으로 전환했다. 대학 입시 때문에 잠시 쉬고 있지만 지난 7월까지 매달 한 번씩 주일 오후 9~10시 각자 집에서 접속해 책에 관해 이야기했다. 코로나19로 소모임 금지 조처가 나오자 조 교사는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책 집필에 쏟아부었다. 책의 인세는 국내 청소년회복센터와 해외 취약청소년을 돕는 사역에 기부할 예정이다.

프리랜서 번역가인 조 교사는 “책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 두 가지만 있다면 누구나 교회 독서모임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책에서 주일학교 교사라 하지 않고, 교회학교 교사라는 말을 썼다”면서 “주일 하루 사역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고 평일에도 학생들을 위해 기도하고 전화 문자 편지 만남 등의 사역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조 교사는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는 교회 고등부 교사가 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고등부에서 독서모임을 운영한 것”이라며 “교사와 학생 모두를 성장시키는 것이 독서모임”이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