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에게 공동선이란 하나님 닮는 것”

입력 2020-10-09 03:03
송용원 은혜와선물교회 목사(왼쪽)와 천종호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지난 6일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이 주관한 ‘신학자와 법학자의 대담’ 온라인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줌 영상 캡처

한국사회와 교회의 공동선 실현을 위해 신학자와 법학자가 만났다.

송용원 은혜와선물교회 목사와 천종호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지난 6일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미목원·이사장 김지철 목사)이 주관한 ‘신학자와 법학자의 대담’ 온라인 행사에서 ‘모두의 좋은 삶(공동선)’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미목원은 ‘저자와 함께하는 북토크’ 일환으로 각각 ‘하나님의 공동선’(성서유니온)과 ‘천종호 판사의 선, 정의, 법’(두란노) 저자인 두 사람을 초대했다.

송 목사는 먼저 “전작 ‘호통판사 천종호의 변명’을 감명 깊게 읽었는데 선과 정의, 법을 다룬 이번 책도 참 유익했다”고 덕담을 건넸다. 천 판사는 “소년범 처우 개선을 위해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려고 정의를 연구하다 보니 선의 문제까지 손을 대게 됐다”며 “선과 정의를 공부하며 가장 알고 싶던 게 ‘공동선’이었다. 송 목사의 전작 ‘칼뱅과 공동선’의 도움을 적잖게 받았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각자 책에서 언급한 공동선의 개념과 특징을 설명한 뒤 서로에게 궁금한 점도 물었다. 송 목사가 “천 판사는 시정(是正)적 정의와 분배(分配)적 정의 중 후자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전자에 더 목소리를 높이는 것 같다”고 하자, 천 판사는 “비행 청소년의 재비행을 막기 위해선 분배적 정의 실현이 중요한데, 이 역할을 국가가 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땐 사회가, 그다음엔 교회가 나서야 한다”고 답했다. 천 판사는 “하지만 비행 청소년 꼬리표만 보고 도움을 주지 않는 교회가 적지 않더라”며 “교회가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자기 공동체 경계를 넘어선 이웃을 더 도와야 한다”고 했다.

한국교회에 바라는 점을 전하며 대담은 마무리됐다. 송 목사는 “공동선에서 중요한 건 경청과 공론의 장, 원수를 향한 사랑이다. 한국교회가 이 원칙을 품고 공동선을 실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 판사는 “기독교인에게 공동선이란 최고선인 하나님을 닮는 것이다. 공동선을 추구하며 동시에 삶이 배타적이지 않고 열려 있는 시민으로 사는 방법을 고민하는 그리스도인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