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이 교차하는 ‘전’… 활용하면 맛있는 덮밥으로

입력 2020-10-08 17:57
명태전을 활용한 간장 계란덮밥(왼쪽), 우엉 콩포트와 모듬전 덮밥(오른쪽).

‘전’. 수많은 이들에게 애정과 애증이 교차하는 음식이다. 누군가에게는 명절의 따뜻한 추억이 담긴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고된 노동의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다. 재료를 손질하고, 먹기 좋은 크기로 준비하고, 꼬치 등으로 꽂고, 오랫동안 부쳐내는 그 모든 과정마다 갖은 노력과 정성이 필요하다. 그렇게 애써 만든 전이 명절 뒤 남아서 냉동실로 들어가 맛을 잃거나 빛을 보지 못하게 되는 건 만드는 이의 수고를 떠올렸을 때 정녕 아까운 일이다.

추석이 끝난 뒤 남은 전을 어떻게 하면 갓 부쳤을 때처럼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호텔 글래드 여의도 뷔페 레스토랑 ‘그리츠’의 최재연 총괄 셰프의 도움을 받아 전을 활용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최 총괄 셰프는 가을 제철 음식으로 만든 명태전과 우엉을 사용해 계란덮밥이라는 색다른 메뉴 레시피를 공개했다.

호텔 글래드 ‘그리츠’ 최재연 총괄 셰프

최 총괄 셰프가 선택한 메뉴는 ‘명태전을 활용한 간장 계란덮밥’과 ‘우엉 콩포트와 모듬전 덮밥’이다. 명태전 계란덮밥으로 담백한 맛을, 우엉 콩포트를 넣은 모듬전 덮밥으로 색다르면서도 건강한 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엉을 간장과 맛술에 콩포트로 만들면 맛도 좋아지고 영양 섭취에도 유리해진다고 한다. 우엉 콩포트의 아삭한 질감은 살짝 익힌 계란과도 잘 어울린다.

최 총괄 셰프는 “어린 시절 명절이면 어머니께서 가장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진 전 가운데 큰 것으로 하나씩 몰래 주셨던 그때의 맛과 기억이 생생하다”며 “물리지 않으면서 색다르게 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명태전을 활용한 간장 계란덮밥

재료(1인분): 명태전 100g(7~8개), 희석한 맛간장 150㎖(물 100㎖+맛간장 30㎖+맛술 30㎖), 계란 1개, 양파 ¼개

① 꺼내어 놓은 명태전을 살짝 구워 준비하고, 양파는 볶기 쉽게 썰어둔다.

② 지름 20㎝ 정도의 프라이팬에 썰어놓은 양파를 넣고 미리 준비한 맛간장을 붓고 끓인다.

③ 맛간장이 끓으면 양파가 반 정도 투명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④ ③에 명태전을 먹기 좋게 넣고 계란을 넣은 뒤, 뚜껑을 닫아 흰자가 살짝 쪄질 정도로 익힌다.

⑤ 오목한 접시에 흰밥을 적당량 깔고 명태전과 소스를 밥 위에 조심스레 올린다.

⑥ 도움말 추가: 명태전을 찢어서 밥과 채소를 함께 볶아 준비해도 좋다. 계란은 노른자가 깨지지 않게 조심스레 넣고 노른자는 완전히 익히지 않아야 소스로 활용할 수 있다.

·우엉 콩포트와 모듬전 덮밥

재료(1인분): 각종 전 적당량, 희석한 맛간장, 계란(1개), 양파¼개, 우엉 콩포트 또는 우엉 조림 약간

①~④는 ‘명태전 계란덮밥’과 같은 과정이다.

⑤ 명태전 대신 여러 종류의 전을 밥 위에 올린다.

⑥ 미리 준비한 우엉 콩포트 소스를 적당량 뿌려준다.

⑦ 우엉 콩포트 만드는 법: 잘게 썰어둔 우엉을 물과 맛술, 간장을 넣고 눌어붙지 않게 은근한 불에 졸여 만든다. 말린 우엉을 함께 졸이면 향이 더 좋아진다. 우엉의 쓴맛을 제거하려면 식초물에 1분간 담가두면 된다.

최 총괄 셰프는 명절 뒤 남은 나물과 두부전은 불고기 전골에 넣어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나물은 불고기 전골이 다 끓으면 불을 끈 뒤에 넣는 게 식감과 풍미를 살리는 데 적당하다고 한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