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에 절망, 빚투로 몰린 20대… 주식 신용거래 134% 늘었다

입력 2020-10-08 04:07

올 들어 8월까지 20대 연령층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신용거래 규모가 지난해 말보다 약 1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대출액은 배 가까이 늘어 8조2000억원을 넘겼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실이 7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8월 말 주식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798억2100만원으로 지난해 말 1624억2800만원보다 133.8% 늘었다.

잔액과 증가 규모(2173억9300만원) 자체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작은 수준이지만 증가율이 압도적이다. 20대 다음으로 증가폭이 큰 60대(87.7%)보다도 46.1% 포인트 높다. 가장 활발한 경제활동 연령인 30대(71.6%) 40대(70.5%)와 비교하면 거의 배 수준이다.

20대가 올해 1~8월 주식 신용거래를 이용해 새롭게 대출받은 금액은 8조2024억4200만원으로 지난해 말 4조4351억900만원의 1.85배다. 이 차이 역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크다. 60대와 70대가 각각 1.79배, 1.69배였고 나머지 연령대는 1.3~1.5배 수준이었다.

올 들어 8월까지 20대가 신규로 개설한 증권계좌는 287만3326개로 30대(317만6282개) 다음으로 많았다. 이어 40대 261만2727개, 50대 143만6436개, 10대 이하 42만7874개, 60대 39만9408개, 70대 이상 7만7409개가 올해 새롭게 만들어졌다.

20대가 보유한 증권계좌는 지난해 말 591만5791개에서 올해 8월 838만1440개로 41.7%(246만5649개) 늘었다. 이어 10대 이하 25.6%(32만773개), 30대 19.3%(244만9365개), 40대 16.7%(254만2155개) 순이다.

같은 기간 20대 증권계좌 잔액은 10조6016억900만원에서 16조7340억7000만원으로 57.8% 불었다. 주식 매매에 아직 쓰이지 않은 예수금은 7696억1200만원에서 2조2577억100만원으로 193.4% 증가했다. 두 증가폭 역시 모든 연령대 중 최대다.

장 의원은 “20대가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한탕주의 때문이 아니라 갈수록 심화되는 자산 격차와 사회 전체적으로 공고해지는 불평등 속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한 것에 기인한다”며 “청년들이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는 사회경제적 기반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