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액션.” “목사님, 나라 꼴이 이래도 되는 겁니까. 우리 유치원에 이런 공문이 왔습니다.” “젠더 교육?” “남자끼리 그러는 걸 유치원에서 어떻게 가르칩니까. 동성애 양성애까지 가르치려면 성이 10개도 넘어요.” “아니, 장로님.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처벌 안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7일 경기도 파주 순복음삼마교회 목양실. 사극에 종종 등장했던 중견 배우 2명이 목회자와 장로 간 대화를 연기했다.
“컷. 좋아요. 다시 한번 촬영하겠습니다.” 모니터를 살피던 윤학렬 감독이 다시 촬영 지시를 내렸다. 한 장면당 10회 이상 촬영했다. 영화촬영 전문 디지털카메라가 1대밖에 없어 같은 대사를 반복하면서 배우의 미묘한 시선 처리, 표정, 동작을 잡아내기 위해서다.
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은 ‘이프 패밀리’다. 유튜브 단편영화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통과된 후의 교회, 성도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기독교 설립정신을 지키려는 교육기관에서도 강요당하는 젠더교육, 유튜브에 동성애 비판 설교를 올렸다가 어려움을 겪는 목회자의 이야기 등을 담고 있다.
윤 감독은 ‘오! 해피데이’ ‘철가방 우수씨’ ‘1919 유관순’ 등 로맨스 영화와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전문 영화제작자다. 그는 “드라마의 소재인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적극 찬성하는 세력이 있는 만큼 시작부터 적지 않은 저항과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매번 법률 자문을 받아가면서 영화를 촬영하고 있다”고 했다.
단편영화에는 배우 33명이 참여한다. KAM선교회 등이 재정후원을 했으며, 순복음삼마교회와 성도들이 촬영에 협조하고 있다. 윤 감독은 “11편의 단편영화 시리즈 제작의 총예산은 6억원인데, 현재 10%가량 확보된 상황”이라면서 “부족한 부분이 채워지도록 감독과 배우, 작가, 스태프 등이 간절히 기도하고 촬영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프 패밀리’에서 목사 역할을 하는 배우 데이비드 김은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소속 목사다. 김 목사는 “연기자 생활을 하다가 소명을 받고 목회자가 됐는데, 기도 중 30년 만에 영화 연기를 다시 하라는 감동을 주셨다”면서 “교회를 보호하는 이 일에 동참하게 돼 감격스럽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교회와 목회자가 일치단결해 종교의 자유, 비판의 자유마저 빼앗으려는 차별금지법을 반드시 막아내자”고 강조했다.
대본을 쓴 이윤희 작가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대본을 작성했는데, 영화를 보고 많은 성도가 깨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8분짜리 유튜브 단편영화 1, 2편은 이달 말 선보인다.
파주=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