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셔널이 된다는 것은 바쁜 일상생활에 또 하나의 이벤트나 프로그램을 더 하는 것이 아니다. 미셔널 라이프는 삶 자체다. 나의 일상에서 선교를 살아내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지혜롭게 이웃과 어울리는 것이다. 선교적 마인드와 의도를 갖고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다. 우리의 언어와 행실이 선교적으로 변화되는 것이다. 늘 다니는 출퇴근 길, 이웃과 어울리는 동네, 건강을 위해 걷고 뛰는 곳, 취미생활을 위해 찾아가는 곳, 쇼핑몰과 식당, 일터와 학교 등 일상이 선교지임을 자각하고 선교적 삶의 패턴으로 삶을 바꾸는 것이다.
매일의 삶에서 우리가 미셔널 라이프가 될 수 있는 몇 가지 길을 제시해 본다. 첫째, 가능한 걷는 것이다. 마을 주위, 아파트 단지, 학교 캠퍼스를 걸으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것이다. 시간이 되는대로 밖에 나가 동네 주변을 걸으면서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고 기도한다. 이렇게 선교적 마인드를 갖고 어디에 가든지 가능한 한 멀리 주차를 하고 걸어서 돌아가는 생활습관이 생기면 이웃 사회와 직장 인근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되고 전도의 대상이 늘어난다.
둘째,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 하루 세 끼를 먹는다. 직장과 학교에서 일주일에 두 차례 정도는 불신자들과 같이 앉아 점심을 먹는 습관을 키운다. 교회에 나가지 않는 이웃이나 친지를 초청해 간단한 식사를 나눈다. 마을 주변을 돌면서 새롭게 알게 된 이웃이나 직장동료, 예수를 알지 못하는 친지들을 가족 식탁에 초청해 함께 식사하며 교제하는 기회를 만든다.
미국에서는 뒷마당이나 파크에서 바비큐를 하면서 이웃과 주변 사람들 몇을 초청하여 사귀는 일은 매우 자연스럽다. 특히 불고기나 갈비 바비큐를 하면 냄새가 너무 좋다. 가까이 와 무엇을 굽고 있느냐고 물어볼 때 맛을 보게 해주면서 함께 테이블에 둘러 않게 된다. 먼저 대접하고 섬기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보이는 선교적 삶이 된다.
한 성도는 새로 이사를 하자마자 손수 만든 케이크와 작은 화분을 이웃에게 돌리면서 자신의 가정을 소개하고 인사를 나눴다. 그 후 한동안 이웃을 만날 때마다 나눠준 화분이 자연스럽게 대화의 주제가 돼 사귐이 깊어지고 전도의 열매까지 맺게 됐다.
셋째, 취미생활을 통해 불신자들을 사귄다. 운동 낚시 음악 독서 목공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교인들끼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불신자들도 초청해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으며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복음을 나눌 기회를 갖게 된다. 이런 목적의식이 있는 미셔널 라이프에선 상대를 사랑으로 이해하고 섬기는 삶이 우선돼야 함은 물론이다.
넷째, 단골이 돼 준다. 식료품가게, 이발과 미용원, 식당, 주유소, 자동차 수리점, 커피숍 등은 우리 일상생활의 영역이다. 미셔널 목적을 갖고 스스로가 단골이 돼주는 것이다. 단골로서 가게 주인 및 종업원들과 사귀게 되고 다른 단골들과 자주 만날 기회가 생기면서 그들에게 신앙 간증과 생명의 복음을 전할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조금 더 비싸게 물건값을 치르고 불편한 시설을 감수해야 하는 점이 있지만, 온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을 구원하는 미셔널 마인드를 가진 사람에게는 그것이 오히려 큰 즐거움과 기쁨이 되기도 한다.
비신자인 가게 주인이 자기가 좋아하는 단골손님이 다니는 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선한 일을 하고 있음을 알고 특별헌금을 보내온 경우가 여러 차례 있었다. 예수를 믿게 돼 자신의 가게에서 예배를 드리고 싶다고 해서 심방을 가기도 했다.
다섯째, 지역사회의 필요와 발전을 위해 펼치는 비영리 단체들의 행사와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교회 일만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위한 일에 자원하여 이웃, 친구, 친지와 함께 봉사하는 것이다. 한 달에 한 번, 때로는 성도들이 함께 정기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지역사회의 리더, 불신자, 공무원을 만나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으면서 선교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된다.
지역사회가 하나님의 나라로 변화되는 하나님의 선교를 이루기 위해선 선교지로 우리에게 맡겨주신 지역사회 안으로 들어가서 삶을 나누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하나님 나라의 안목을 가지면 지역사회의 일도 우리 일로 여기고 적극 참여할 수 있다.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 행사를 위해 자원봉사하는 부모들이 다른 한국 학부모뿐 아니라 다민족 학부모와 사귀면서 전도의 열매를 맺기도 한다.
미셔널 라이프는 기존 스케줄을 미셔널한 것으로 전환시키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러기 위해선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에 대한 바른 의식을 일깨우고 그것을 실제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선교적 라이프에 대한 의식화, 생활화가 우선돼야 한다. 그래서 필그림선교교회는 성도들에게 이런 교육과 훈련을 제공하기 위해 ‘미셔널 여정’(Missional Pathway)이라는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