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전설’ 박용택 2500 안타

입력 2020-10-07 04:02 수정 2020-10-07 09:06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박용택이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경기 9회말 1사 1루에 대타로 나서 2루타를 친 뒤 자축하며 양손을 치켜들고 있다. 박용택은 이 안타로 프로야구 최초의 개인 통산 2500안타 대기록을 달성했다. 연합뉴스

LG 트윈스 베테랑 박용택(41)이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2500안타를 달성했다. 음주·도박·폭행과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에 가담하거나 연루되지 않고 ‘모범생’처럼 살아온 프로 인생 19년을 마감하는 은퇴 시즌에 프로야구 39년사를 통틀어 어느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전대미답의 대기록에 도달했다.

박용택은 6일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가진 2020시즌 프로야구 정규리그(KBO리그) 홈경기에서 2-2로 맞선 9회말 1사 1루 때 9번 타자 구본혁의 대타로 타석을 밟아 상대 구원 투수 이승현의 3구째를 받아쳐 우익수 구자욱의 키를 넘긴 2루타를 쳤다. 2222번째 출전에 들어선 9121번째 타석에서 8124타수 만에 기록한 2500안타. 19년을 쌓아온 통산 타율은 대기록을 달성한 한 번의 타석에서 미동도 없이 0.308로 유지됐다. 박용택은 올 시즌 61안타(2홈런) 34타점 타율 0.302를 기록하고 있다.

박용택은 2002년에 입단한 LG에서 단 한 번도 유니폼을 갈아입지 않은 ‘원팀맨’이다. 2020년은 박용택이 2년 전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LG와 계약을 연장하면서 은퇴 시즌으로 지목한 해다. 박용택은 2018년 6월 23일 양준혁(은퇴)의 2318안타를 훌쩍 넘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박용택은 2002년 4월 1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옛 문학구장)에서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2루타를 쳐 통산 첫 안타를 작성했다. 2500안타는 결국 프로 인생 첫 안타처럼 2루타였다. 2009년 9월 10일 삼성의 옛 홈구장 대구 시민구장에서 1000안타, 2016년 8월 11일 잠실구장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2000안타를 달성했다.

2017번째 출전 경기인 2018년 6월 23일 잠실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2319안타를 쳐 양준혁의 프로야구 통산 최다 안타를 경신했다. NC 원정을 떠난 지난해 4월 16일 경남 창원에서 연장 11회초 1사 만루 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려 프로야구 사상 첫 2400안타 고지를 밟았다. 안타 수 100개를 더 늘려 2500안타에 도달할 때까지 1년5개월20일을 소요했다.

박용택이 10회초 시작에 앞서 구단이 마련한 축하 팻말과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박용택은 이제 2경기에 더 출전하면 정성훈(은퇴·2223경기)을 추월해 KBO리그 사상 최다 출장 기록을 세우게 된다.

LG는 박용택의 안타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9회말 1사 2·3루에서 후속타의 불발로 승부를 연장으로 넘겼다. 박용택은 연장 10회초 수비 때 포수 이성우와 교체됐다. 박용택은 연장전으로 넘어가기 전 공수교대에서 ‘스승’ 삼성 김용달 코치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

LG는 연장 12회초 삼성 선두타자로 나온 이성규에게 좌중월 솔로 홈런으로 결승타를 맞고 2대 3으로 졌다. 정규리그 종료를 17경기 남긴 현재 68승 56패 3무를 기록해 포스트시즌 가시권을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