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최소 30명으로 늘었다. 5일(현지시간) 케일리 매커내니(사진) 백악관 대변인과 대변인실 직원 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백악관이 코로나19 ‘핫스폿’(집중 발병 지역)으로 떠올랐지만 백악관 측은 추적 검사에 제대로 협력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 1일 마스크도 없이 기자회견을 열어 참석자들을 감염 위험에 빠뜨렸다는 비판을 받는 인물이다.
매커내니와 함께 일하는 채드 길마틴, 캘로라인 레빗 등 대변인실 직원 2명도 양성 반응을 보였다. 백악관 출입기자도 현재까지 최소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 참석자들의 추가 감염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켈리앤 콘웨이 전 백악관 선임고문, 톰 틸리스·마이크 리 공화당 상원의원,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주 지사, 존 젠킨스 노터데임대 총장 등이 이미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이날 하비스트 크리스천 펠로십교회 그렉 로리 목사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확진 소식을 알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며칠간 10여명의 백악관 관료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이들의 접촉자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감에 따라 대통령 집무실이 위치한 웨스트윙(백악관 서관)이 ‘유령 도시’처럼 변했다”고 보도했다. CBS뉴스의 벤 트레이스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에서 뉴스 리포팅을 했을 때가 지금 백악관에서 하는 것보다 더 안전하게 느껴졌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여전히 예방 조치나 추적 조사에 미온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악관이 로즈가든 행사 참석자들을 추적 조사하지 않기로 했고, 트럼프가 확진 전 이틀간 가까이 접촉했던 이들에게만 연락하는 선에 그쳤다”고 이날 보도했다. AP통신 등도 워싱턴시 보건 당국이 백악관에 감염 추적 협력을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로즈가든 행사 참석자들에 대한 추적 조사를 촉구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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