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을 막기 위해 정부는 보수단체 집회가 예고된 한글날(9일)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며 경계태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단 유행이 시작되면 그 여파가 최소 한 달 넘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편에선 거리두기 단계 조정 분위기도 감지된다. 2단계 장기화에 따른 피로도와 효과 반감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5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일 대비 73명 늘어나 총확진자는 2만416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 자체는 닷새째 두 자릿수를 이어가며 안정세를 보였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연휴 동안 총 312명의 확진자(국내 발생)가 발생했고, 하루 평균 62명 수준이었다”며 “오는 11일까지는 특별방역기간으로 지속적인 실천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추석 연휴와 개천절이 끝나면서 감염 확산의 위험변수는 한글날 집회에 집중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감염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자칫 유행이 시작된다면 40일 넘게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연휴 기간 경기도 양평에서는 사랑제일교회 교인 가족 등 10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교인은 지난 8월 코로나19에 확진돼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한 후 가족의 집에서 요양차 머물고 있었다.
군부대에서도 감염이 또 발생했다.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 군부대와 관련해 전날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35명이 추가 확진됐다. 감염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 부대에서는 9월 이후 외출, 외박이 거의 없었다.
부부동반 친인척 모임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지난 2일 대전에 거주하는 부부가 확진된 후 이들의 처가(충남)에서 2명이 확진됐다. 울산에 사는 누나와 동생, 조카도 확진 판정을 받아 총 관련 확진자는 7명이 됐다.
정부는 오는 11일까지인 특별방역기간이 끝나면 2단계 거리두기 조정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브리핑에서 “정부는 유행 양상과 위험도 등 여러 사회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특별방역기간이 종료된 이후의 거리두기 단계를 어떻게 조정할지 이번 주 중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거리두기 2단계가 벌써 44일째 유지되면서 거리두기 효과도 떨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1단계 하향 방안이 검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6∼27일 수도권의 휴대전화 이동량은 직전 주말과 비교하면 1.7% 증가했다. 이는 2단계 거리두기 시행 전인 8월 15~16일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바로 1단계로 낮추기에는 아직 위험요소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1.5단계’와 같은 세분화된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수도권 지역과 부산, 경북 포항과 경주를 중심으로 집단 발생이 확인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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