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트윈데믹’ 대비한다더니… 호흡기클리닉 17곳 불과

입력 2020-10-06 04:06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인플루엔자 독감의 동시 유행인 ‘트윈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키로 한 호흡기전담클리닉이 9월까지 전국에 17곳 설치되는 데 그쳤다. 사업 추진을 밝힌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올해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보건소 가운데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설치한 곳은 17곳으로 집계됐다. 올해 말까지 목표치는 500곳이지만 지방자치단체는 이보다 적은 466곳을 목표치로 세웠다. 이달 중에는 84곳, 11~12월 중에는 365곳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호흡기전담클리닉은 코로나19 재유행과 독감 유행으로 호흡기 환자가 증가할 것에 대비해 정부가 지자체와 함께 추진 중이다. 호흡기질환자를 따로 진료해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한다는 구상이다. 보건소·공공시설 내 공간을 제공하고 지역 의사가 참여하는 개방형 클리닉을 연내 500곳 설치하고, 지역 의료기관을 지정하는 의료기관형 클리닉을 내년에 500곳 추가한다는 게 목표다.

하지만 가을이 왔는데도 지난달까지는 17곳 설치에 불과했고 이달 84곳을 추가한다 해도 전체 목표치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내년에 500곳을 목표로 하는 의료기관형 클리닉 마련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에서는 처음부터 호흡기전담클리닉 설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1차 의료기관의 역할 축소 우려, 클리닉 설치 지원금에 대한 불만 등이 제기됐다. 복지부 측은 “11월 이후 예정된 곳들은 설치를 최대한 앞당기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