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치의인 숀 콘리 박사는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를 백악관과 의료진이 정확히 밝히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콘리 주치의는 이날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에게 보낸 문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저녁 합병증 없이 렘데시비르 두 번째 투약을 끝마쳤다”면서 “확진 이후 점차 호전되며 잘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는 지난 5월 코로나19 치료제로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을 승인받았다. 주로 중증환자 치료에 사용된다.
콘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열이 없고, 산소 공급도 받지 않는 상태”라면서 “오후 시간 대부분을 업무 수행에 보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위기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의료진은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몇 분 후 나온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얘기는 달랐다. 메도스 비서실장은 “지난 24시간 동안 대통령의 생명은 매우 걱정스러웠고, 앞으로 48시간이 그의 치료 측면에서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힌 뒤 월터 리드 군 병원으로 이동해 치료를 받고 있다. 백악관은 입원 당일 대통령의 상태에 대해 “가벼운 증상(mild symptoms)”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 보도는 달랐다. NYT는 백악관 관계자 2명의 말을 인용해 대통령이 2일 호흡 곤란을 겪었고, 산소 수치가 떨어졌으며, 의사가 백악관에 있는 대통령에게 산소를 공급하도록 촉구했다고 전했다.
백악관과 의료진은 대통령의 건강에 관한 의문에 제대로 답하지 않고 있어 그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의문을 키우고 있다. 콘리 등 의료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하기 전 보조적 산소호흡기를 사용한 사실을 감춰왔다. 또 대통령이 지난 24시간 동안 발열증상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도 발열 증상을 완화하는 아스피린을 계속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검증되지 않은 ‘실험적인 항체 혼합체(experimental antibody cocktail)’ 처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문은 더 커졌다.
콘리 주치의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사) 리제네론의 ‘다클론성 항체 혼합체’ 일회 분량을 처방받았다”고 알리고 “이 치료제는 광범위한 질병에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리제네론의 항체 혼합체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막 단백질(spike protein)’에 대항하는 매우 강력한 두 가지 항체들의 혼합체다.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약품으로 병원에 입원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들에 대한 투약 실험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정도와 증상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초기 연구결과가 이번 주 나왔다.
왈리드 젤라드 피츠버그대 제약정책·처방센터장은 “실험적인 치료법에는 위험이 따른다”면서 “(백악관 설명대로) 경미한 감기 증상이라면 그들은 실험적인 처방을 그(트럼프)에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백악관의 설명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