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진, 한가위 씨름판 ‘휘영청’

입력 2020-10-05 04:05
정경진이 4일 강원도 영월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위더스제약 2020 추석장사 씨름대회 백두장사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장사 인증서를 펼쳐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정경진(33·울산동구청)이 추석장사 씨름대회에서 백두장사에 등극했다. 장사도 피할 수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서 정경진은 마스크를 쓰고 꽃가마에 올라탔다.

정경진은 4일 강원도 영월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위더스제약 2020 추석장사 씨름대회 백두장사(140㎏ 이하) 결정전에서 임진원(영월군청)을 3대 2로 제압했다. 지난해 4월 음성 대회 이후 1년6개월 만에 개인 통산 9번째 장사 타이틀을 탈환했다.

정경진은 앞서 8강에서 윤성희(증평군청)를 2대 0으로, 4강에서 장성복(양평군청)에게 첫판을 빼앗긴 뒤 왼덮걸이와 주특기 잡채기로 2대 1 역전승을 거둬 결승에 진출했다.

정경진은 5전 3선승제로 펼친 결승에서 임진원에게 발목걸이와 밀어치기를 허용해 먼저 두 판을 빼앗기고 시작했다. 한 판만 빼앗기면 패배하는 벼랑 끝에서 정경진은 뒷심을 발휘했다.

정경진은 세 번째 판에서 밀어치기, 네 번째 판에서 배지기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린 뒤 마지막 다섯 번째 판에서 잡채기로 임진원을 쓰러뜨렸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관중을 들이지 않은 경기장에서 큰 환호성이 들려오지 않았지만, 정경진은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 ‘코로나 시즌’ 씨름 팬들에게 박진감을 선사했다. 정경진은 마스크를 쓰고 꽃가마에 앉아 백두장사 인증서를 펼쳐 보였다.

정경진은 “씨름의 인기가 높아질 때 코로나19로 팬들을 만날 수 없어 아쉽다.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며 “TV에서 씨름 경기를 보게 되면 잠시 채널을 고정하고 시청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