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춧값 1만원 넘어… 무도 4000원 육박, 긴 장마·태풍 영향… 올 김장 걱정되네

입력 2020-10-05 04:01

급등한 배추와 무 가격이 좀처럼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뛴 가격이 이어지면서 김장을 앞둔 소비자들의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고랭지 배추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0.3%, 평년보다 10.0% 줄어든 35만5000t으로 예상된다. 생산량이 줄면서 배추 가격은 지난해보다 배 수준으로 뛰었다.

aT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고랭지 배추 1포기 소매 가격은 1만1883원으로 지난해 가격(6918원)보다 70% 이상 뛰었다. 평년 가격(5509원)보다는 2배 이상 높았다. 고랭지 무 1개 소매 가격도 3870원으로 지난해 가격(2054원)보다 88% 이상 상승했다. 이밖에 고추·양파·파 등의 가격도 평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채소값이 급등한 데는 지난 여름 배추 주산지에 비가 자주 내린 데다 긴 장마와 태풍까지 겹친 영향이 크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철 전국 강수일수는 28.3일로 전국 기상을 관측하기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많았다. 전국 강수량은 686.9㎜로 역대 2위였다.

문제는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무 가격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햇품 출하가 늘면서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는 과일과 대조적이다. 통계청이 집계한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배추와 무 가격은 계속 고공행진 중이다. 최근 6개월(3~8월)간만 봐도 배추는 전년 동월 대비 35.7~102.1% 가격이 치솟았다. 무는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가장 많이 오른 달이 가장 최근이라는 점에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직원이 4일 채소 진열대에 손질된 배추를 옮기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고랭지 배추는 긴 장마와 태풍 등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1포기 소매 가격이 1만1883원으로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치솟았다. 고랭지 무 1개 가격도 3870원으로 지난해 가격(2054원)보다 88% 이상 올랐다. 윤성호 기자

치솟는 ‘밥상 물가’는 소비자의 실물경제와도 직결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추석을 앞두고 실시한 소비자패널조사에 따르면 평소 명절용 김치를 담그는 소비자의 48%가 ‘이번 추석에는 김장 양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83%가 ‘비싼 배추 가격’을 꼽았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