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을 지켜보는 국내 팬들의 관심이 탬파베이 레이스의 좌타자 최지만(29)에게 쏠리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가을야구판 입성에 실패한 맏형 추신수에 이어 류현진, 김광현까지 중도 탈락한 상태에서 이른바 ‘코리안 메이저리거’ 중 남은 건 최지만뿐이다. 전통의 강호 뉴욕 양키스와의 일전을 앞두고 미 현지에서도 최지만의 활약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최지만은 한국시간으로 6일 오전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 첫 경기에서 양키스의 우완 에이스 게릿 콜(30)을 상대한다. 중립구장 두 군데에서 5연전으로 진행되는 이번 시리즈는 아메리칸리그 결승인 챔피언십시리즈(ALCS) 무대로 향하는 길목이다. 이번 시리즈와 ALCS를 연달아 이겨 아메리칸리그 우승을 차지한 구단이 마지막 월드시리즈 무대로 향하는 티켓을 거머쥔다.
최지만이 1차전에서 상대할 양키스 선발 콜은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의 우완 투수 중 하나다. 리그 최상위 수준의 강속구와 슬라이더, 포심 패스트볼이 강점이다. 이번 시즌에도 정규리그 12경기에 선발 등판해 7승 3패에 방어율 2.84라는 호성적을 남겼다. 반면 최지만은 올 시즌 타율 0.230, OPS(출루율+장타율) 0.741에 그치며 자신의 통산 기록인 타율 0.245, OPS 0.796에 다소 못 미치는 활약을 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양 팀 간 1차전의 승패를 좌우할 선수로 최지만을 우선 꼽고 있다. 야구 칼럼니스트 마이클 클레어는 3일 메이저리그 공식 웹사이트인 엠엘비닷컴 기고글에서 두 선수의 매치업을 이번 경기의 볼거리로 선정했다. 그는 “양키스의 에이스 콜은 최지만만 없었다면 탬파베이를 상대로 지금까지 고전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1차전은 콜이 최지만을 어떻게 상대할지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최지만은 여태까지 콜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콜을 상대한 것만 계산하면 통산 12타수 8안타로 타율 0.667에 3홈런 8타점 3볼넷, OPS는 2.400의 압도적 기록이다. 특히 OPS 기록은 콜을 6번 이상 상대한 타자 중 MLB에서 가장 좋은 성적이다. 콜의 천적이라 불러도 무리가 없다. 올 시즌에도 탬파베이는 최지만의 활약에 힘입어 콜이 양키스 선발로 등판한 3경기에서 2승 1패를 거뒀다. 이 3경기에서 콜이 허용한 홈런 5방 중 2개가 최지만이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각각 받아친 홈런이었다. 콜이 이번 정규시즌에서 허용한 총 홈런 수는 14개다.
다른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이 줄줄이 가을야구를 접은 상황에서 최지만을 향한 국내 팬들의 기대는 더 크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류현진은 지난 1일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 탬파베이를 상대로 1⅔ 이닝 동안 홈런 2개와 안타 8개를 내주고 7실점 해 팀의 탈락을 막지 못했다. 역시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은 1차전에서 3⅔ 이닝 3실점으로 승리에 이바지했으나 이후 팀이 2·3차전에서 내리 지면서 시즌을 마감했다.
앞서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지난달 28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부상 와중에도 출전해 안타를 치는 투혼을 보여줬으나 팀의 부진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