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는 가을철 도로 악취의 주점인 은행나무 열매를 채취하기 위해 진동 수확기 도입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은행나무는 자동차 매연에 잘 견디고 추위나 더위, 병충해에 강해 도로변 가로수로 많이 쓰인다. 또 나무가 단단해 차량이 인도를 덮칠 경우 가드(방호) 역할을 하며 도심 내 공기정화 능력이 탁월한 장점이 있다. 가을 도심을 노랗게 물들이는 단풍도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즐겨 사용하는 인기를 끄는 이유다.
하지만 은행나무(암나무)에서 떨어지는 열매는 고약한 냄새로 불쾌감을 유발하고, 바닥에 떨어진 열매를 시민들이 밟고 지나가면서 도시 경관을 해치는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9~10월까지 관련한 민원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금정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은행 열매가 악취가 나기 시작하기 전에 가지를 흔들어 채취하는 진동 수확기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인력채취 대비 작업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관내 암나무 중 45%가 산재한 중앙대로(8㎞ 구간)의 은행나무 열매를 2∼3일이면 다 딸 수 있어 효율성도 높다는 게 구청 측의 설명이다.
정미영 금정구청장은 “열매가 여물어 떨어지기 전 미리 조치함으로써 가을마다 반복되는 은행 열매 악취 민원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고 보행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