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심해가는 결벽에 힘든 시댁 생활… 주께 회개하고 진정한 가족 돼

입력 2020-10-05 00:09

5남매 중 막내로 가족의 사랑 속에 자유분방하게 자란 나는 친구와 술만 있으면 어디든 달려갔다. 언젠가 친구가 부산으로 출장을 갔을 때 다음날 출근은 생각지 않고 퇴근 후 비행기를 탔다. 친구와 술이 있는 곳이면 지하철이 끊긴 시간까지도 상관없었다. 어느날 혼자 순대국에 소주로 해장을 하는데 너무 외롭고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며 흥청망청한 삶이 후회됐다. 교회에 다니며 기쁨의 삶을 사는 언니와 형부처럼 빨리 결혼해 안정을 찾고 남편과 함께 교회에 다니며 멋지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키 크고 잘 생긴, 딱 내 스타일인 남자에게 첫 눈에 반해 결혼하고 시댁에 들어갔다. 함께 교회도 가고, 시부모님도 잘 챙겨주니 무척 행복했다. 그런데 수시로 온 집안을 닦고, 걸레도 삶는 수준으로 깔끔했던 나와 달리 현관이나 욕실, 베란다를 맨발로 다니는 시댁식구들에 화가 나고, 태어난 아기가 더러운 거실바닥을 기어다니는 것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고춧가루가 묻어 있는 그릇을 본 후 어머님이 해주는 음식을 먹지 않고 우리 세 식구만 따로 밥과 반찬을 해먹고 세탁기도 따로 구입해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살았다. 시부모님이 맛있는 거 사왔다고 불러도 자는 척하다 남편이 퇴근해야 방문을 열고 나오기도 했다. 시댁에 들어가지 말라던 주위의 충고를 무시한 것이 후회돼 종일 울기도 했다.

아기가 좀 자라 다시 교회에 나갔다. 여전히 기쁨에 찬 성도들의 모습은 내게 큰 도전을 주었다. 다시는 시부모님을 미워하지 않게 해 달라고 눈물로 기도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교회 언니는 따로 사는 것이 답이 아니라 복음으로 근원적 문제를 해결 받아야 한다고 했다. 얼마 후 교회수련회에 참석했지만 말씀에 감격도, 마음과 삶에 변화도 없어 점점 초조해졌다. ‘주님! 저도 지체들처럼 살고 싶어요. 제 문제를 꼭 해결해 주세요!’ 간절하게 엎드리자 예수님이 2000년 전에 실제로 이 땅에 사셨던 역사적 인물이라는 사실이 선명하게 비춰졌다. 그때부터 신화처럼 믿고 있던 예수님의 부활을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성경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장사 지낸 바 되었다가 성경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셨다’는 고린도전서 15장의 ‘성경대로’라는 단어가 귀에 강하게 들렸다. 부활은 내 생각, 내 느낌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방법’인 ‘성경대로’ 믿는 것이었다. 하나님의 일방적인 은혜로 드디어 부활이 내게 실제가 되며 내가 살아온 삶이 선명히 보였다. 그동안 나는 시댁 때문에 힘들었던 것이 아니라 예수를 믿지 않았기 때문에 힘든 거였다. 그 엄청난 죄를 알게 되자 눈물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나의 주 나의 하나님’으로 고백했다.

바로 시부모님께 그동안 예수님을 믿지 않아 힘들게 해드려 죄송했다고 눈물로 용서를 구했다. 삶도 달라져 어머님이 해주신 음식과 아버님이 구워주신 생선구이로 함께 즐겁게 식사를 했다. 설거지도 내가 하고 세탁기도 가족과 같이 사용했다. 매일 새벽이면 정화수를 떠놓고 부처님께 빌던 어머님이 ‘미균아, 나도 이제 예수님을 믿을 거야!’ 하시더니 결국 예수님을 영접하고 ‘우리 집을 살린 네가 진짜 복덩이다’며 웃으셨다. 의지가 약했던 나였지만 매일 새벽 2시간씩 작은교회와 함께 말씀과 기도로 힘차게 새날을 시작한다.

내가 주인 된 지난 삶의 종지부를 찍고, 귀한 사명자로 살게 해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김미균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