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기에 올까말까 감염병 재난 상황”… 추석 방심땐 와르르

입력 2020-09-30 04:06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50명 이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 안정세가 연휴를 거치며 재확산으로 돌아선 전례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방역 당국은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일 대비 38명 늘어 총 2만369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50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수도권 확산 이전인 지난달 11일 이후 49일 만이다. 국내 발생은 23명, 해외 유입이 15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당장의 신규 확진자 수치만으로 현재 상황을 속단하긴 이르다고 밝혔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조용한 전파’가 이어져 방역 당국조차 하루 뒤의 변화를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지금은 한 세기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감염병 재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초와 7월 말에도 연휴 직후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추석 연휴에 방역수칙을 절대적으로 지켜 달라”고 강조했다.

방역 당국은 추석 연휴부터 다음달 초까지 이어지는 기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확산세 감소로 역학조사에 여력이 생기면 보다 빠르게 전파 고리를 차단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활방역수칙의 습관화를 통해 지금의 진정세를 유지해야 향후 경제활동이나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기반이 만들어진다고도 설명했다.

다음달 11일까지를 추석 특별방역 기간으로 지정한 정부는 연휴 기간 모임과 이동을 최소화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불가피하게 이동하는 경우에는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생활방역수칙을 엄수해야 한다.

법원도 개천절 일반 집회 및 드라이브 스루 집회 모두 금지하도록 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이날 8·15 비상대책위원회가 서울 종로경찰서의 집회 금지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개천절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금지한 것은 위법하다는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의 집행정지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도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일부 집단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서울 도봉구 다나병원에서는 전날 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경기도 성남의 방위산업체에서는 지난 24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뒤로 9명이 추가돼 지금까지 1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환자 비율은 이날도 20%를 웃돌았다. 지난 16일부터 이날 0시까지 신고된 1308명 가운데 20.5%인 268명의 감염 경로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송경모 구자창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