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다음 달 잇따라 방한할 예정이어서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전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미·중 양국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을 끌어내야 하는 한편, 극한 대립양상을 보이는 두 나라로부터 동시에 압박을 받는 샌드위치 신세를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음 달 7일쯤 한국을 찾아 1박2일간 머문 뒤 일본으로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한을 통해 ‘반중 전선’ 동참을 압박하면서 한·미·일 안보협력에서 이탈하지 말 것을 경고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과 최종건 외교부 1차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까지 미국을 잇달아 방문한 데 이어 마셜 빌링슬리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 대통령 특사가 한국에 오는 등 한·미 간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 방한까지 예정되자 중국도 적극 견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중국의 외교사령탑인 양제츠 공산당 중앙외사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방한한 뒤 불과 두 달 만에 왕 부장 방한을 다시 추진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한국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게 있다는 얘기다. 표면적으로는 오는 12월 한·중·일 정상회의 관련 협의와 함께 코로나19로 연기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미·중 대결 국면에서 한국이 최소한 중립을 지키도록 압박하기 위한 측면이 적지 않다.
일본에서는 스가 요시히데 내각이 출범했고,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는 북한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여러 변수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그야말로 한국 외교가 시험대에 올랐다. 청와대와 외교 당국은 한반도 평화안정 국면을 조성하고 미·중을 비롯한 주변국과 전략적 실리외교를 실현하기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정치권도 무작정 쌈질만 하지 말고 국가 미래가 달린 외교 분야에 있어선 대승적인 차원에서 상호 협력해야 할 것이다.
[사설] 주목되는 10월 한반도 외교전… 전략적 실리 챙겨라
입력 2020-09-30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