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바꾸니 학생들도 달라져… 더욱 적극적으로 반응”

입력 2020-09-30 04:05

정산중학교 도서관에서 지난 22일 만난 선동혁(사진) 사서교사는 학교가 밝아지니 학생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변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선 교사는 정산중이 인근 학교를 통폐합하고 새 건물로 이사 오기 전부터 정산중에서 독서와 토론을 가르쳐 왔다. 공간 변화에 따른 학생들의 변화를 실감하고 있었다. 독서와 토론 활동은 학생의 자발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변화된 학교 환경이 학생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

선 교사는 “예전 학교 건물은 전형적인 학교 건물이었다. 교도소같이 사방이 벽으로 막혀 있었는데 아무래도 생각이 경직될 수밖에 없었다”며 “현재 건물은 올려다보면 하늘이고 건물 양쪽이 유리로 돼 있어 눈만 돌리면 산과 마을을 볼 수 있다. 정서적으로 좋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 많아진 점도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예전 학교에선 교실과 특별실, 미술실, 음악실 정도였다. 공간이 좁고 곳곳에 학생들이 다칠 수 있는 위험요소가 있었다.

현재 정산중은 도서관, 조리실습실, 동아리실, 시청각실, 학생자치회실, 영어실, 탁구장, 당구장(이 학교는 당구 강사를 초빙해 학생들에게 당구를 가르치고 있다), 코인노래방 등 교육 공간과 학생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다.

그는 “예전에는 독서나 토론 수업이 일반 교실에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딱딱하게 앉아서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힘들어했다. 지금은 학생들이 집처럼 누워서 혹은 엎드려서 책을 볼 수 있다”며 “주변에 친구들도 있고 교사도 있으니 오히려 집보다 독서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독서 수업 때 학생들이 도서관 이곳저곳으로 흩어지기 때문에 학생 통제가 어려워진 측면이 있지만 교육 효과는 딱딱한 교실 수업보다 낫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론 수업도 빈백이나 소파에서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할 수 있다. 성인보다 아무래도 청소년이 주변 환경에 더 많이 영향을 받게 된다. 부드러운 환경에서 학생들이 좀 더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이런 생각이나 느낌을 더 많이 표현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날도 쉬는 시간에 다목적홀을 오가던 학생들이 도서관에 들러 ‘무슨 책을 읽었는데 다음에는 어떤 책이 좋겠느냐’고 스스럼없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선 교사는 “공간을 바꿔보니 학생의 공간을 바꾸는 일이 교육 내용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며 “미래 학교는 공간적으로나 교육 내용적으로나 학생들의 자유분방함을 받아줄 그릇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양=이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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