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쥐꼬리 세금’ 파문이 미국 대선의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 민주당은 세금을 내는 유권자들을 향해 “당신은 억만장자 트럼프 대통령보다 많은 세금을 냈다”며 이 문제를 집중 부각하고 있다.
AP통신은 28일(현지시간) “이번 세금 논란이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주의 블루칼라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대선 출마)과 2017년(대통령 취임)에 연방소득세를 각각 750달러(88만원)씩 냈다고 폭로했다. NYT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18년 중 연방소득세를 한 푼도 안 낸 해가 11년이나 된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미국 국세청(IRS)을 인용해 “거의 절반 가까운 미국인이 연방소득세를 내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2017년 납세자들이 낸 연방소득세의 평균은 1만2200달러(1427만원)”라고 지적했다.
NYT는 탈세 수법에 대해서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부과된 막대한 세금을 카지노, 호텔, 골프장 등 본인 소유 기업들이 적자를 내고 있다고 신고해 나중에 대부분 환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진영은 이번 논란을 이슈화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페이스북에 “당신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얼마나 많은 세금을 냈나?”라는 글을 올린 뒤 ‘트럼프 세금 계산기’라는 제목의 웹페이지와 연결시켰다.
바이든 캠프가 만든 이 웹페이지엔 ‘당신은 2107년 세금을 얼마나 냈느냐’는 질문이 나오고 여기에 750달러(트럼프 대통령이 낸 연방소득세)보다 많은 금액을 입력할 경우 ‘당신은 억만장자 트럼프보다 많은 세금을 냈다’는 답이 나온다. 밑에는 ‘화가 나는가? 우리도 그렇다’는 글이 붙어 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트위터에 ‘당신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많은 돈을 냈다면’이라는 글을 올리고 오른손을 든 이모티콘을 붙였다. 이에 많은 팔로어들이 다양한 형태로 손을 든 댓글을 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탈세 의혹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2016년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가짜뉴스 미디어는 불법적으로 취득한 정보와 단지 나쁜 의도로 내 세금 문제를 끄집어내면서 터무니없는 얘기를 쏟아내고 있다”며 “나는 수백만 달러의 세금을 냈지만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감가상각과 세액공제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