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추석 연휴 기간 문 밖 생활은 힘들지만 즐길 수 있는 스포츠 경기는 충분하다. 국내에서는 파이널 라운드를 진행하는 프로축구 K리그1과 정규시즌 막바지인 프로야구 KBO리그, 제철을 맞아 돌아온 씨름판 장사들의 승부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스포츠에선 포스트시즌을 시작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유럽파 축구 선수들의 일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우승을 위해 나서는 태극 낭자들의 도전이 펼쳐진다.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도 지켜볼 만 하다.
가장 돋보이는 건 MLB다. MLB는 추석 연휴 기간인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3전 2선승제로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치른다. 한국 팬들의 관심은 역시 ‘좌완 에이스 듀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등판이다. 류현진은 1일 오전 5시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 선발로 나서 승리를 노린다. 김광현도 같은 날 오전 6시에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맞대결에 생애 첫 선발 등판한다. 또 NBA의 경우 추석 당일인 1일부터 7전 4선승제로 마이애미 히트와 LA 레이커스 간의 파이널 일정을 시작한다.
K리그1에서는 우승과 강등을 다투는 파이널 라운드 두 번째 경기가 진행된다. 2일 울산 현대와 상주 상무의 경기를 시작으로 3일 광주 FC와 대구 FC, 전북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가 상위 그룹인 파이널A 안에서 맞붙는다. 4일에는 잔류 경쟁을 벌이는 파이널B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 삼성이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을 벌인다. 아깝게 파이널A에서 미끄러진 강원 FC와 성남 FC, FC 서울과 부산 아이파크도 같은 날 각각 만난다. KBO리그에서는 정규리그 종료를 약 2주 남긴 구단들이 가을야구를 향한 막판 스퍼트에 힘쓴다.
박인비·박성현 등 LPGA 투어의 태극 낭자들은 1∼4일(현지시간) 숍라이트 LPGA 클래식 우승에 도전한다. 이 대회는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8∼11일)을 앞둔 전초전 격이라, 선수들에겐 기량을 점검할 수 있는 마지막 무대가 될 전망이다. 최근 물 오른 활약을 펼치고 있는 해외축구 ‘코리안 리거’들도 출격 준비를 마쳤다.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모습은 아쉽게도 볼 수 없을 걸로 보이지만, 이강인(발렌시아)이 레알 소시에다드(30일), 레알 베티스(4일)전에 출격한다. 분데스리가에선 황희찬(라이프치히)이 4일 샬케전, 권창훈·정우영이 3일 도르트문트전에 나선다.
올해 설날과 단오 대회 이외 제대로 열린 대회가 드물었던 씨름판에서는 추석을 맞아 제대로 큰 판이 벌어진다. 대한씨름협회는 연휴 전날인 29일부터 연휴가 끝나는 다음 달 4일까지 엿새 동안 강원도 영월의 영월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위더스제약 2020 추석장사씨름대회’를 무관중으로 개최한다.
남자부에서 총 158명, 여자부에서 단체전을 포함 66명(개인전과 일부 중복), 총 224명의 장사들이 총출동한다. 탄탄한 몸매와 화려한 기술로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끈 임태혁, 김기수 장사도 출전한다. 이번 대회의 경우 준결승부터 중계했던 예년 추석대회와 달리 예선부터 유튜브로 대부분 경기를 내보낼 예정이다.
무관중 개막을 앞둔 프로농구·프로배구 구단들은 연휴 기간 경기가 없다. 프로배구 구단들은 17일 V-리그 개막을 앞두고 막바지 훈련 일정을 소화한다. 또 남자부 구단들은 6일로 예정된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 신청한 고교·대학 선수들을 선발하기 위한 옥석 가리기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앞서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박지수, 김소니아 등 여자농구 각 구단 대표 선수들의 콘셉트 화보를 발행한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관계자는 “시즌 개막까지 남은 기간에 리그 인트로 영상을 새로 제작해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효석 이동환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