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카카오게임즈 상장을 시작으로 카카오 자회사들이 내년까지 ‘폭풍 상장’을 이어간다. 최근 카카오뱅크가 내년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선언한 데 이어 카카오페이가 더 이른 내년 상반기 상장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카카오페이는 KB증권을 대표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금융감독원에 감사인 지정을 신청했다고 28일 밝혔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주식시장 상황 등 여러 변수가 있겠으나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라며 “외부 자금의 대규모 조달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공격적인 사업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편결제업체 카카오페이가 예정대로 상장에 성공하면 국내 핀테크업체 중 처음으로 상장한 회사로 기록된다. 카카오 자회사로는 지난 10일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두 번째 상장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상장 기대감을 높이며 관련주들을 들썩이게 한 카카오뱅크의 상장 예정 시기(내년 하반기)보다 이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3일 이사회에서 IPO 추진을 선언했다.
2017년 카카오에서 분사한 카카오페이는 2018년부터 ‘2021년 상장’ 계획을 가시화해 왔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흑자전환 시점을 2년 뒤인 올해로 예상하며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춘 뒤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시장에서 IPO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투자시장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상장을 되도록 서두를 것으로 예상돼 왔다. 독립 후 사업 확장 과정에서 손실이 누적돼 기업공개를 통한 자금 유치 필요성이 커졌다는 게 증권가 판단이다. 카카오페이가 적자 기조를 지속한 2019년까지 3년간 누적 당기순손실은 1839억원이다. 2대 주주인 알리페이의 모회사 앤트파이낸셜 측으로부터 투자받은 2300억원의 80%에 해당하는 돈이다.
주식시장에서 카카오페이는 빠른 실적 개선과 강한 성장세를 기반으로 카카오게임즈 못지않은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카카오페이 기업가치를 9조7600억원으로 추산했다. 카카오게임즈에 부여한 4조원의 배가 넘는 수준이다. 다음 상장 주자인 카카오뱅크(8조원)와 카카오페이지(6조8000억원)를 크게 웃돈다. 내년 중 상장할 것으로 알려진 웹툰·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는 상장주관사 선정을 마친 상태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