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패닉’ 끝나지 않았다… 서울 아파트 매매·전세 ‘잔불’

입력 2020-09-28 04:07 수정 2020-09-28 18:38
한 행인이 지난 22일 서울 마포구 공인중개사사무소 앞을 지나고 있다. 매물란에는 전세 매물이 단 1건만 등록돼 있다. 지난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가 시행된 데 이어 가을 이사철까지 겹치면서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연합뉴스

6·17 부동산 대책 이후 시작된 부동산 시장의 혼란이 9월 들어서도 완전히 정리되지 않는 모양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는 민간 기관의 9월 통계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았고, 전셋값 상승세는 오히려 더 가팔라지는 추세다. 정부는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 안정 등을 근거로 시장 전반이 안정되고 있다고 진단했지만, 정반대의 통계도 나타나고 있다.

27일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이 발표한 9월 월간 KB주택시장 동향 자료(기준일은 14일)에 따르면 서울의 주택 전세증감률은 1.59%를 기록했다. 전세증감률은 올해 들어 줄곧 0.30% 이하 수준을 유지하다 6월에 0.38%로 전월(0.06)에 비해 크게 올랐다. 여기에 7월 말 임대차 2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이 시행되면서 7월 0.68%, 8월 1.07%로 치솟았다. 가을 이사철 초입인 9월에 접어들면서 상승 폭도 가팔라진 것이다. 서울의 전셋값을 끌어올린 것은 서울 외곽 지역이었다. 9월 서울 주택 전셋값 증감률은 은평구가 3.29%로 가장 높았고 노원구가 2.66%로 뒤를 이었다.

매매가격 증감률을 보면 일단 상승세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체 주택 매매가격 증감률은 1.42%를 기록해 전월(1.50%)에 비해 줄었다. 7월(1.45%)보다도 낮아진 수치이지만 6월(0.53%)에 비하면 여전히 높아 가격 안정세는 더뎠다. 경기도(0.98%)는 전월에 비해 증감률이 다소 커졌지만 수도권(1.07%) 전체로 보면 전월(1.09%)보다 비교적 안정된 상황이다. 서울 전셋값 상승을 이끌었던 노원구와 은평구가 매매가격 증감률에서도 1, 2위를 다퉜다. 노원구는 9월 월간 매매가격 증감률이 3.07%를 기록했고, 은평구(2.94%) 성동구(2.64%) 도봉구(1.79%) 구로구(1.72%) 등이 뒤를 이었다.

일선 공인중개사들은 전셋값 상승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봤다. 공인중개사들의 체감을 반영한 전셋값 전망지수에서 서울은 143을 기록했다. 전셋값 전망지수는 100을 넘으면 향후 3개월 후 전셋값이 상승할 거라고 보는 비중이 더 높다는 뜻이다. 서울은 이 지수에서 2018년 9월 133을 기록한 뒤 올해는 지난 5월까지 110 안팎을 오르내렸다. 6월에 130을 넘더니 지난달 140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임대차 3법 발표 및 시행의 영향으로 전셋값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반면 매매가격 상승세는 109로 전월(118)에 비해 하락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